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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의 '기본소득'은 장기플랜…"당장은 어려우니 연구"(종합)

뉴스1

입력 2020.06.04 16:27

수정 2020.06.04 16:27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본소득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6.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본소득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6.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유새슬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을 꺼내든 진짜 이유는 미래를 위한 대비였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해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정을 어떻게 조달할지 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간단치 않은 만큼 이제부터라도 기본소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4일 오후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갖고 "적자재정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당장 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재정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 한은 기본소득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Δ청년 등 특정 연령대가 아닌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지급 Δ지속성을 위한 안정적 재정 확보 방안 마련 등 기본소득 지급의 큰그림은 공개했다.

그는 기본소득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정책을 하는 사람들이 국민의 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고용을 어떻게 창출하느냐는 것"이라며 "고용을 창출해야 소득이 발생하고 그래야만 생계유지가 가능하다. 1차적으로 고용이 다 되는 사회 같으면 기본소득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AI와 로봇이 사람을 대체했을 적에 (일자리를 잃거나 없는 사람들의) 소득은 어떻게 하느냐"며 "실제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한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미국 일자리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당장 기본소득을 시행하자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문제로 1차, 2차 추가경정예산에 이어 3차까지 가면 적자재정 상황이 시작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당장 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그런 점에서 아직은 상당히 요원하다"고 말했다.

연구의 핵심은 지속적인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위한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지다.

일단 선별적 지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보편적(모든 국민)으로 지급하려면 엄청난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며 "기본소득의 가장 큰 문제는 일하려는 인센티브를 억제해서 고용 기회를 갖는 사람도 적당히 기본소득으로 살라고 하는 것인데 이런 상황이 전개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세금을 올려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복지를 늘리려면 증세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조세부담률이 19% 정도라고 보는데 이마저도 국민이 높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함부로 증세 문제를 논의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과세 감면 혜택이나 부유세를 걷거나, 부가가치세를 5% 올린다고 재원이 많이 확보되는 것도 아닐 뿐더러 실행 자체도 쉽지 않은 것"이라며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시작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어떤 재원을 갖고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 작업을 해나가야지, 단편적으로 이렇게 하면 된다 식으로 해서는 기본소득을 못 한다"고 말했다.


노인 기초연금이나 아동수당, 보육수당 등 일종의 기본소득 개념으로 이뤄지는 복지 정책을 모두 통합해 기본소득을 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65세 이상에게 기초연금 주는 것 등은 엄격하게 볼 때 기본소득이 아니다"라며 "전체 복지를 한번에 묶어 기본소득을 하면 되는거 아니냐는 것은 기본적인 복지체계를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이 사회적 약자를 전제하고 시작하는 게 아니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실업자들에게 어떻게 소득을 보장할 것이냐는 개념에서 말한 것임을 강조한다"며 "당 정책위에서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 방안을 내놓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빨리 되면 일찍 할 수 있고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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