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공적판매를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8 17:18

수정 2020.06.08 17:18

[기자수첩]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공적판매를
오전 9시, 말 그대로 '광클'을 했다. 빛처럼 빠르게 클릭한다는 의미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였다. 얇아서 숨쉬기 편하면서도 비말(침방울)을 차단해준다는 제품이다. 보기 좋게 실패했다. 판매 첫날인 지난주 금요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비말차단용 마스크 관련 기사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자의 성토가 이어졌다. 몇 시간째 클릭했지만 구매하지 못했다면서 차라리 줄을 설 테니 공적마스크로 판매하라는 요구도 적지 않았다.

반복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정부는 다른 것도 아니고 바로 마스크를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데 있어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실시한 바 있다. 공적마스크 제도다. 지금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식약처는 비말차단용 마스크와 관련해 공적판매 방안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적마스크로 전환해 오프라인으로 판매할 경우 소비자의 구매 편의성이 더욱 떨어질 수 있고, 말일이 되면 하루 100만장 이상씩 공급이 가능해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대다수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이달 말일까지 종전 보건용 마스크를 공적판매용으로 생산하도록 계약이 맺어져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았다. 인구가 가장 많이 밀접한 수도권 지역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얇은 마스크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악몽 같았던 대란이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이달 말 비말차단용 마스크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는 시기까지 한시적으로 공적판매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아침부터 컴퓨터에 매달려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소수에 의해 또다시 마스크가 독점될 수 있다는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식약처는 매일 진행하는 마스크 수급상황 브리핑에서 국민의 구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약속을 실천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한 번은 실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실력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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