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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日맥주 빈자리, 어느 맥주가 채웠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8 18:07

수정 2020.06.09 11:45

불매운동 여파 수입액 92% 뚝
美맥주는 1229만달러로 ‘1위’
주세 개편에 국산맥주도 호재
수제맥주 매출액 355% 급증
[FN팩트체크]日맥주 빈자리, 어느 맥주가 채웠나
일본산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산 수입맥주가 떠나간 자리를 미국산 맥주가 메운 것으로 집계됐다.

칭따오를 필두로 급성장했던 중국 맥주는 오히려 수입량이 줄었다.

아울러 코로나19 영향으로 맥주 수입규모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종량세 개편으로 유리한 국면을 맞은 국산 맥주의 비중도 증가했다.

8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1~4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167만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 2094만달러보다 약 92% 급감했다. 일본 맥주 수입 감소는 지난 해 중반부터 몰아친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것이다. 불매운동이 길게 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해를 넘겨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본 맥주의 빈자리는 미국 맥주가 채웠다. 미국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1~4월 857만달러였으나 올 1~4월에는 1229만달러로 국가별 맥주 수입액 중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주세 개편은 국산맥주에 호재가 됐고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올 1~5월 CU에서 판매된 수제맥주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5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에서 국산맥주의 비중은 50.3%로 4년만에 수입맥주(49.7%)를 앞질렀다.

올 들어 맥주에 대한 세금 부과 방식이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국산 수제맥주가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보통 소규모 양조장에서 제조되는 수제맥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와 재료비, 복잡한 공정으로 인해 대기업이 제조하는 맥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맥주 세금이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수제맥주는 가격인하 효과를 봤다. 편의점 등에서 하는 '4캔에 1만원' 프로모션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국산 수제맥주의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수입맥주의 현지 생산공장과 유통에 차질이 빚어진 것도 국산맥주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 올 1~4월 맥주 수입액은 총 6743만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 9604만달러보다 30% 가까이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현지 생산 문제가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이는 중국 수입맥주의 경우 올 1~4월 수입액이 전년 동기보다 약 44% 감소했다.

다만 소규모로 운영되는 국산 수제맥주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투자를 멈출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국산맥주 판매비중의 증가의 수혜는 일부 업체에 국한됐다. 대부분 국산 수제맥주는 외식매장에서 생맥주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생맥주 시장이 급감한 상황에서 소매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캔맥주로 제조하기 위한 장비에 대한 투자 등이 이뤄져야 한다.


국산맥주 업계는 국내에서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여 경쟁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야 주세 개편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국산 수제맥주 업계 한 관계자는 "주세 개편과 코로나19로 외부 여건의 변화로 국산맥주의 비중이 올라 다행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효과가 반감됐다"면서 "그러나 업계는 근본적으로는 국산 수제맥주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하는 제품들을 계속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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