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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들어보니 차이 알겠네…與 대선주자 '4인 3색'

뉴스1

입력 2020.06.09 11:46

수정 2020.06.09 16:02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2019.12.1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2019.12.1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2020.6.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2020.6.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9.11.19/뉴스1 © News1 한산 기자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9.11.19/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기본소득 제도가 차기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견해를 구분하는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을 공론화한 것을 시작으로 연일 여권 잠룡들이 각자의 입장을 밝히며 정책적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기본소득은 재정과 세금, 복지와 양극화 해소, 노동과 경제성장, 인공지능(AI)과 인간소외 등 거의 모든 사회경제적 이슈들과 직접 연관돼 있다.

기본소득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 제도에 대해 "복지차원이 아니라 경제정책 그 자체"라며 "불쌍한 국민을 돕기 위해서 돈을 나눠주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수요공급의 균형이 무너진 이 문제를 보완하는 경제정책으로 계속돼야 하는 것"이라며 "가능한 범위에서 증세나 복지대책 없이 조금씩 하다가 국민이 '정말 이거 좋네' 이러면 증세해 가면서 조금 더 늘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권 대권주자들이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를 앞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필요하지만 내용은 전 국민이 아니고 전 취업자 고용보험제도다.
국민이 아니고 취업하는 사람"이라며 "문제는 지금 인공지능(AI), 기타 기술혁명 때문에 생산은 느는데 고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현실이고 피할 수가 없는데 자꾸 일자리를 만드는 데 매달린다"며 "(전국민 고용보험제는) 결국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책이 못 된다.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 경제 시스템에서 어떻게 경제 선순환이 가능하게 만들거냐"고 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제 도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세연·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을 지목하며 공개토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은 기본소득제보다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재난이나 위기의 순간에는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먼저 그 고통이 오고, 더 깊게 온다"며 "전국민 고용보험이야말로 아무런 보호막 없이 비를 맞고 있는 이들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우산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또 다른 우산이 잉여가 될 수 있고, 또 우산이 없는 이들에게는 정말 절실하게 큰 도움"이라며 보편적 현금성 복지정책인 기본소득제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모든 국민에게 의미 있게 돈을 지급한다고 하는 것은 현재 재정 상황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며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 가장 깊은 타격을 입는 계층을 지원하는 것이 정의고 공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장 닥친 코로나 위기에서 기본소득 지급은 대증 요법은 될 수 있지만 '코로나 이후'라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앞으로 닥쳐올 위기에서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촘촘한 사회안전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소득 도입을 시도한 핀란드와 스위스의 사례를 언급 "이들 두 나라는 모두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진 국가다. 그런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실험했던 것"이라며 "기본소득에 앞서 고용보험 확대가 급선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야권발 기본소득 의제를 두고 여권 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이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상태다.

그는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한다.
그에 관한 찬반 논의도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기본소득제의 개념은 무엇인지, 우리가 추진해 온 복지체제를 대체하자는 것인지 (또는) 보완하자는 것인지, 그 재원 확보 방안과 지속가능한 실천 방안은 무엇인지 등의 논의와 점검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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