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브리핑서 3차 추경 33~34조 발표
與, 기재부에 항의하며 추경 증액 요구
'2차 재난지원금 주장' 이재명·김두관, 홍남기 비판
與, 기재부에 항의하며 추경 증액 요구
'2차 재난지원금 주장' 이재명·김두관, 홍남기 비판
#.11조 7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1차 추경의 국회 심의가 한창이던 지난 3월 11일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 증액을 요구하며 기재부를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홍 부총리의 해임 건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청와대의 재정확대 기조에 발맞춰 여당이 강드라이브를 걸면서 기재부가 수세에 몰리고 있다. 보수적인 재정운용 원칙을 고수해온 재정당국을 향해 추경, 2차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등 막대한 돈 풀기를 요구하는 여권 인사들의 전방위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177석 거대여당의 파상공세 속에 '나라곳간 파수꾼'으로 불린 기재부가 당의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올해만 3번에 걸친 추경 편성 결과를 보면 결국 여당의 입김이 많이 반영됐다. 여권 주요 인사들이 공개석상 또는 비공개회동에서 기재부를 압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차 추경 당정협의 과정을 잘 아는 민주당 중진 의원은 추경 규모를 '33~34조원 수준'으로 밝힌 기재부 브리핑에 대해 "추경에 소극적이었던 기재부가 어떤 의도를 갖고 말한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3차 추경이 편성된 이후에도 여권 핵심 인사들은 전국민 대상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펴며, 기재부를 향한 수위높은 압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홍 부총리를 겨냥해 "원래 창고지기는 곳간을 열고, 닫을 권한이 없다. 그건 주인이 하는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곳간 열쇠를 갖고 있다 보니 곳간 안에 든 모든 재원이 본인들 것이라고 오해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재정당국마저 여당이 주도하는 막대한 돈 풀기에 동참할 경우 나랏빚 증가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3차 추경이 정부안대로 집행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3.5%가 되고, 2023년에는 50%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지난 1~4월 국세수입은 전년 대비 8조 7000억원 덜 걷히는 등 세수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향후 추가 자금 투입 시 대부분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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