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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세계 제약시장서 강자가 되려면 M&A는 필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2 15:12

수정 2020.06.12 15:17

[파이낸셜뉴스] 한국 바이오제약사 셀트리온이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권을 3324억원에 인수한다. 다케다가 생산하는 18개 제품이 대상이다. 그 중엔 널리 알려진 감기약 화이투벤도 있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가는 첫 발을 디뎠다. 셀트리온은 당분간 다케다 생산시설을 이용하되 3년 뒤부터 계열사 셀트리온제약을 통해 해당 약품을 제조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의약품 기업이다.
창립(1991년) 29년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4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에 머물러 있다. 반면 메이저 제약사들은 합성이든 바이오든 신약 개발에 강하고 제품군도 다양하다. 냉정히 말하면 셀트리온은 미국·유럽·일본 메이저 제약사들이 주도하는 시장에 이제 간신히 명함을 내밀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의미는 작지 않다.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한국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시총 3위)가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 이는 향후 한국을 제약 강국으로 끌어올리는 밑천이 될 수 있다. 마침 문재인정부도 바이오헬스를 수소차, 비메모리 반도체와 함께 3대 전략 품목으로 육성할 참이다. 또한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 한국은 혁신의료에 경쟁력이 있다.

 어느 제약사든 글로벌 파머가 되려면 인수합병(M&A)은 필수다. 사실 세계 제약사(史)는 M&A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BMS)은 1989년 브리스톨-마이어스와 스큅이 합병해서 나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더 복잡하다. 1995년 글락소와 웰컴이 합쳐서 글락소웰컴이 됐고, 다시 2000년에 글락소웰컴과 스미스클라인비첨이 합쳐서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됐다. 일본 다케다제약은 지난해 1월 일본 기업 사상 최대규모(620억달러, 약 75조원)의 인수합병을 성공시켰다. 상대는 영국 제약사 샤이어다. 샤이어는 희귀질병 치료제에 강점이 있다. 1781년에 창립된 다케다는 꾸준한 인수합병을 통해 아시아 최대 제약사의 명성을 잇고 있다.

 제약산업은 혁신이 줄기차게 일어나는 곳이다. 따라서 M&A가 정보기술(IT) 분야보다 더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평가도 있다.
M&A는 혁신을 빠르게 수용하는 한편 규모의 경제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셀트리온 사례를 계기로 향후 한국 제약사들이 M&A에 더욱 적극성을 보이길 바란다.
통합 이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는 등 M&A 부작용을 미리 살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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