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남북관계 '급경색'... '심야 NSC' 청와대, 대응책 '고심'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4 16:02

수정 2020.06.14 16:17

-북한, 13일 하루에만 3차례 '대남 비방' 쏟아내
-'백두혈통' 김여정 "대적행동 행사권을 군에게"
-청와대, 14일 새벽 긴급 NSC 상임위 화상회의
-정부 "상황 엄중 인식...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
-문대통령 6.15 20주년 '대북 메시지' 수위 주목
정의용 안보실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장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9.19 /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사진=뉴스1
정의용 안보실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장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9.19 /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남북관계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남한내 탈북단체들의 대북 전단(삐라) 및 물품 살포에 대한 북한의 비난이 급기야 '무력 도발' 시사로까지 확전되는 분위기다. '로키(Low key·절제된 대응)' 기조를 유지해 온 청와대도 심야에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5일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전의 카드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14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긴급 화상회의를 소집했다. 지난 11일 정례 NSC 상임위 회의를 통해 '대북 전단 및 물품 살포'에 대한 엄정 대응 원칙을 밝힌 지 사흘만이다. 회의에는 정 실장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제1차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 박한기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후 "현 한반도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이 13일 하루에만 3차례나 대남 비방을 쏟아냈고, '백두혈통'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며 군사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사태에 대한 엄중한 인식과 함께 대응책 마련을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NSC 회의 이후 국방부와 통일부가 발표한 공식 입장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읽힌다.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북한의 성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모든 상황에 대비해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정착 및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9.19 군사합의'는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통일부도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남과 북은 남북간 모든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커진 와중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정의당 등 범여권 의원 173명은 오는 15일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다.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종전선언은 북측이 원하는 체제 보장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동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남북관계가 벼랑끝에 몰린 상황에서 나온 마지막 아이디어 차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북제재 상황이나 북미간 대화의 틀을 넘어 우리가 정국을 주도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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