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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바지락 싱가포르까지 싱싱하게 보내는 ‘K콜드체인’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4 18:10

수정 2020.06.14 18:10

에스랩아시아
단열 기술 기반 '그리니박스'
내부 온도 변화 5℃ 이내로 제어
하루 종일 신선도 유지할 수 있어
일반 스티로폼의 11.6배 성능
코로나 이후 국내모델도 도입
식품공장 등에 박스대여 서비스
에스랩아시아는 2014년 설립된 콜드체인(냉장물류) 전문 스타트업이다. 신선식품을 국내 및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판매·유통하는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에스랩아시아는 지난 2월 TBT, 어니스트벤처스, 위벤처스 등으로부터 20억원 투자를 받는 등 총 35억원 프리시리즈A를 유치했다. 이람 TBT 대표는 "에스랩아시아는 신선식품 배송에 있어 통관 과정 리스크와 신선도 유지 문제를 혁신 기술로 해결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며 "이미 동남아시아 4국에 수입 지사를 설립한 저력과 K-컬쳐의 글로벌적 관심이 증대에 힘입어 향후 더 많은 국가로의 진출이 가능해 이번 투자를 진행했다"고 했다.

강화도 바지락 싱가포르까지 싱싱하게 보내는 ‘K콜드체인’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인만큼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열 기술력으로 만든 그리니박스를 통해 고품질을 유지하는 물류를 선보이겠다.
"

최근 서울 영동대로 트레이드타워에서 만난 이수아 에스랩아시아 대표(사진)는 "언택트(비대면)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농산물 외에도 샌드위치 등 식품뿐 아니라 의약품 등 다양한 배송 물품에 대한 콜드체인 물류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에스랩아시아의 첫 사업은 물류가 아닌 국내 화장품을 동남아로 수출하는 유통업이었다. 하지만 화장품이 동남아 기후에 손상되는 것을 보고 콜드체인 물류를 떠올렸다. 현재 에스랩아시아는 동남아시아와 미국까지 5개국에 법인을 세우고 300여개의 물류 면허를 취득했다.

에스랩아시아 핵심 기술력은 그리니박스다. 그리니박스는 단열 기술력을 바탕으로 온도 변화를 5℃ 이내로 제어한다. 이에 농장에서 방금 수확한 딸기를 더운 동남아에 손상 없이 보낼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생물은 5℃ 이상 온도 변화가 있으면 싱싱함을 잃어버리게 된다"면서 "테스트를 위해 강화도에서 캐낸 바지락을 그리니박스에 실어 홍콩을 경유해 싱가포르에 배송했다. 그리니박스 내부의 온도 변화는 2.6℃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그리니박스는 이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 창업 전 세아상역에서 원단을 소싱하고 개발한 경험을 살려 원단과 특수필름을 열융합으로 접합해 그리니박스를 만들었다.

그는 "기존처럼 스티로폼에 아이스팩을 넣을 경우 신선유지 시간은 6시간"이라며 "그리니박스는 24시간이다. 스티로폼 보다 단열성능이 11.6배 뛰어나고 내용량은 1.8배 더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콜드체인 물류는 냉장, 냉동 화물차를 구분해 싣지만 그리니박스는 단열이 확실해 한 차에 모두 담을 수 있어 육상 운임비를 줄일 수 있다"면서 "또 보냉재가 담기는 스티로폼 보다 더 많이 가볍게 담을 수 있어 항공 운임비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랩아시아는 동남아 콜드체인 시장에 주력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업 모델을 세분화하고 있다. 해외 수출길이 불안정해지면서 동남아시장뿐 아니라 국내로 눈을 돌린 것이다. 국내 영농조합에게 콜드체인 물류를 제안하고 식품제조공장, 케이터링 서비스를 위한 박스 대여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국내에도 풀무원, CJ 등 대기업부터 소형 농가 등 화주들이 있다. 김밥, 샌드위치 등 상하기 쉬운 식품을 출하하는 공장도 있다"면서 "미생물 냉동 의료품 배송 등을 배송하는 사업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에스랩아시아 올해 매출 목표는 20억원이다. 11명의 직원 중 절반은 개발 인력이다.
에스랩은 물류 배송, 그리니박스 대여, 일회용 박스 판매 등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고 그 중 대부분은 그리니박스 대여를 통해 얻고 있다.

이 대표는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로 콜드체인은 더 성장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콜드체인 무동력 패키지 시장은 2017년 9조원에서 2027년까지 21조원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콜드체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리니박스를 다른 국가에도 수출하는 사업모델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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