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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 채권 투자 사모펀드 환매중단…"최대 5000억"(종합)

뉴스1

입력 2020.06.18 19:46

수정 2020.06.19 10:08

관공서 채권 투자 사모펀드 환매중단…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정은지 기자 = 공기업·관공서가 발주한 공사의 매출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환매가 중단됐다. 해당 펀드가 투자한 자산 중에는 매출채권이 아닌 다른 자산도 섞여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돼 '제2의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9일 펀드 운용사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이날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25호, 제26호'에 대한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옵티머스운용은 판매사들에 만기 연장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 "법률적 사유"라고 밝혔다.

이번에 환매 연기가 통보된 규모는 NH투자증권 217억원, 한국투자증권 167억원 등 총 384억원이다.
이들 펀드의 만기일은 18일이다. 판매사들은 최우선적으로 고객 자금 회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만기 6개월인 이 펀드는 공기업·관공서가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나 IT(정보통신) 기업의 매출채권을 싸게 사들여 수익을 낸다. 기대 수익률은 연 3%안팎으로 낮은 편이지만, 펀드 편입 자산의 95%이상이 정부 산하기관 및 기업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는 점에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옵티머스운용이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부실 사모사채 등 다른 자산에 대한 투자를 하면서 환매가 중단됐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이 펀드에 가입한 고객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18일 만기가 예정된 해당 펀드의 자산 현황 및 정상적인 상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운용사로부터 상환이 유예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운용사에서 제공해준 자료에 위변조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운용사와 신탁은행을 통해 펀드의 실제 자산 편입 내역을 재차 확인한 결과, 이전에 운용사가 제공한 펀드 명세서상 자산과 다른 자산이 편입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펀드를 판매할 때 신탁은행을 껴서 (운용 과정을) 분리 관리하게 돼 있는데, (운용사가) 서류를 다 조작해 마음 먹고 사기친다면 판매사가 어떻게 당하겠느냐"고 토로했다.

옵티머스운용은 이번에 환매 연기된 펀드와 비슷한 구조의 또 다른 펀드들을 출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고 5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날 만기 도래분을 제외하고 앞으로 만기가 도래할 게 NH투자증권은 4000억원대, 한국투자증권은 120억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NH투자증권은 남은 만기 도래분의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옵티머스운용의 전체 설정잔액은 5564억원이다. 판매사별로는 NH투자증권이 4778억원(85.86%)으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이 577억원(10.37%)으로 뒤를 이었다. 또 케이프투자증권은 146억원(2.63%), 대신증권은 44억원(0.81%), 한화투자증권은 18억원(0.34%)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의 설정잔액은 18억원이 맞지만 이번에 문제된 매출채권 관련 펀드는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19일 옵티머스운용에 대한 현장검사에 돌입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동성 문제 때문에 잠시 중단된 것인지, 또 다른 문제가 있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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