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김종인 비판했던 원희룡 “기본소득 경청하겠다”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3 17:44

수정 2020.06.23 17:44

김종인 “한국식 기본소득 미리 준비해야”
원희룡 “시장뿐 아니라 국가 역할 중요해져”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3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사회안정망 4.0과 기본소득제’ 온라인 정책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사진=뉴시스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3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사회안정망 4.0과 기본소득제’ 온라인 정책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운영 방향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3일 기본소득을 두고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과 원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사회안전망 4.0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기본소득에 대해 토론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 미국의 직업 47%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대량 실업 사태에 대한 대안으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통합당은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편에서 당을 끌고 가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 있다”며 “그동안 우리나라는 여러 측면에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했지만 안전망 자체가 원활하게 작동을 해서 약자를 돕는 데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 관련해선 오래전 18~19세기부터 얘기가 나온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2016년 이후 논의가 시작돼 이제 본격 논의가 되고 있으니 한국식 기본소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는 잘 성장했다고 하지만 불평등이 너무 심화되고 있는 상태”라며 “이걸 어떤 형태로든 시정을 하지 않고선 한국이 경제적 성장으로 국민의 행복을 충족시킨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원 지사는 “지금은 대전환·대가속의 시간이다. 우리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며 “담대한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시장의 기능만이 아니라 국가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과거 한 번의 의무교육으로 국가의 역할을 다했다고 보는 시대를 끝내고 40대와 60대에도 한 번씩 인생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길어진 생애를 반영해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역동적 발전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기회 확대의 여러 방안 중에 기본소득논의가 있어 토론회를 경청하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 9일 미래혁신포럼 특별강연에서 “진보의 아류가 돼서는 영원히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고 말한 원 지사의 태도 변화로 읽힌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참석했다.
주최측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도 초청을 요청했으나 당론으로 기본소득이 채택되지 않아 토론회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