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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데이터 시대에 적응은 선택이 아니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4 17:12

수정 2020.06.24 17:12

[fn논단] 데이터 시대에 적응은 선택이 아니다
지금은 데이터의 시대다. 과거 전통 제조업의 시대에 여전히 사고 틀이 박혀 있다면 미래에 적응 못한다. 우선 먼 과거로 올라가 보자. 신석기 혁명 시대 때도 적응 못한 인류는 도태되었다. 도구의 인간은 문명을 만들었고, 도구 중 가장 핵심은 언어란 소통의 기술이었다. 언어를 통해 신화와 종교를 만들었고, 중앙집권적 제국의 시대가 가능했다.

컴퓨터의 탄생은 인간을 정보의 연산에서 자유롭게 해주었다.
과거 손으로 계산하던 시절에 비교하면 엑셀은 수백명, 수천명의 역할을 대체한 것이다. 인터넷의 탄생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연결해줬다. 구글의 검색창은 세계 어느 대형 도서관보다 강력한 정보력을 지니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정보를 찾으러 도서관의 서고를 헤매지 않아도 된다. 1990년대 이후 우리가 누려온 정보력은 중세시대 유럽과 중국의 어떤 황제보다 더 강력한 정보력 수준이다.

2007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세상에 스마트폰을 소개한다. 당시 한국의 대부분 매체는 그냥 다른 종류의 핸드폰으로 치부했었지만, 터치의 경험과 PC 수준의 연산능력을 겸비한 스마트폰은 점차 인류의 제6감각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손 끝에 스마트폰이라는 정보 더듬이가 생겨난 것이다. 이처럼 기술로 편리해진 변화는 불가피하다. 기술로 야기된 비가역적 습관의 변화는 산업구조 변화와 투자의 메가트렌드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통해 이 글을 접하고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손을 계속 터치할 때마다 남겨지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데이터이다. 당신이 검색한 상품, 남긴 코멘트, 댓글, 좋아요 버튼 등 모든 터치 행위가 여러분의 선호, 성향, 의견을 나타내는 데이터이다. 산업화 시대에 제품의 마케팅, 광고, 판촉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멋진 제품을 만들어 놓아도 소비자에게 판매하지 못하는 훌륭한 제품은 쓰레기일 뿐이다. 당신이 끊임없이 남기는 데이터들은 가장 소중한 타기팅 광고의 원재료인 것이다. 당신도 모르는 숨겨진 수요까지 끌어내서 당신을 설득해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원동력이 데이터에 숨겨져 있다. 구글, 페이스북은 광고회사입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편리하고 중독적인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서 수십억명의 스마트폰으로부터 데이터를 긁어모아 물건 판매에 유익한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광고회사인 것이다.

이제 데이터는 단순 판매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터 그 자체가 인간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대체하기 위해 진화하고 있으니까. 10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은 공상과학소설 속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의 삶 속 깊숙이, 산업 속 깊숙이 파고들어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오싹할 정도로 정확하게 우리의 얼굴을 알아보고, 목소리를 알아듣고 반응한다. 대기업의 중간관리자 역할은 점차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다. 간단한 의학 진료는 원격으로 인공지능 의사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 자동차는 인간이 운전하는 존재가 아니라 기계가 운전하고 인간은 단순히 타고 이동하는 존재로 변화할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가? 10년 후 우리가 살아갈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변화를 느끼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두렵기만 하고 현재는 적응하기 숨차고 항상 과거에 껄껄하면서 후회하는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 시대에 적응은 선택이 아니다.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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