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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행, 신용대출 문턱 높인다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5 18:06

수정 2020.06.26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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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신용대출 잔액 한달새 2兆 증가
코로나 및 부동산 규제로 수요 크게 몰리자
한도 축소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
우리은행, 7월 중 실시 예정  
銀 자금공급 수요 높은데 문턱 높이기에 비판 봇물 
[단독] 은행, 신용대출 문턱 높인다
[파이낸셜뉴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신용대출 수요가 커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신용대출 급증에 따른 부실률 상승 등 관련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고, 전세대출을 규제하는 6·17 부동산 대책으로 향후 신용대출 수요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들이 선제적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자금공급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전세대출에 이어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에 대한 비판도 상당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달 리스크관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 축소와 요건 강화 등을 검토, 확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출한도 산정시 연소득 인정비율 하향과 우대금리 하향 조정 등이 검토될 것"이라며 "관련 안건이 심의위를 거친 후 이르면 7월 중 실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거 우리은행은 개인 신용대출 심사에 차주의 실질적 상환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자산평가지수'를 도입하기도 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4월 고신용 개인고객 및 우량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소득 대비 한도율을 일시적으로 조정했다. 다만,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현재로선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고, 기존 제도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이들 은행도 조만간 신용대출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은,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 지난 17일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6조5544억원으로, 5월 말보다 1조8685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무급휴직 등이 늘면서 신용대출을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최근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사례 등도 많다"며 "향후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가계여신 부실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세대출을 규제하는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추가적인 신용대출 수요 집중에 대한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A은행은 부동산 대책 시행 후 1주일간 신용대출 규모가 약 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발 불황 등으로 부실률 상승 등 신용대출 관련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부 은행은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자금공급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전세대출에 이어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에 대한 비판도 상당히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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