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바이든 유세 대결서 상반된 코로나19 대응책

뉴시스

입력 2020.06.26 07:12

수정 2020.06.26 07:12

트럼프, 위스콘신주 조선소에서 해군함 건조 축하연설 바이든 "기적은 없다. 코로나 이겨야 경제 재건도 가능" 대선 5개월 앞두고 대면 유세전 본격 시작
[서울=뉴시스] 2020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불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사진=뉴시스DB) 2020.6.24.
[서울=뉴시스] 2020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불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사진=뉴시스DB) 2020.6.24.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25일 (현지시간) 각자 선거유세에 나선 자리에서 코로나19 위기 대응책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전혀 반대의 주장을 내놓으며 맞대결 양상을 보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날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의 한 조선소에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경제를 되살리고 일자리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한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를 돌며 아직도 창궐하고 있는 미국의 코로나19로 부터 나라를 구하는 일에는 "기적이 일어나주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바이든은 랭카스터의 시민회관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 중에 " 놀랍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껏 이번 코로나19 위기의 가장 기본적인 팩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경제를 바로 세우려면 코로나 바이러스부터 먼저 극복해야만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믿지 못하는 어린애같이 행동하고 있으며, 징징거리고 울면서 자기 연민(self-pity)에나 빠져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코로나 대확산은 트럼프에게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일이다"라고 바이든은 덧붙였다.


2020 대선의 라이벌인 두 사람은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여늬 선거전 같이 접전지역인 몇 개 주에서 유세를 열며 강하게 진검승부를 하는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25일에는 벌써 12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미국의 코로나 위기에 대해서 유세를 통해 서로 확연히 다른 대응 태세와 해석을 내보였다.

바이든은 벌써 몇 주일 째 코로나19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빨리 경제회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이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희석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이 건강과 경제 회복, 두가지 가운데 반드시 어느 한 쪽 만을 택할 필요는 없다며 봉쇄 해제에 집중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 앞으로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의 국민으로서 한층 더 대비에 나서야 한다. 우선 간단한 일과 어려운 일을 동시에 하면서 어떻게든 가족을 안전하게 지키고 , 그러면서 우리 경제를 재개하는 것이 감염병 사태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백악관으로부터 나오는 책임있는 지도력이 없으니 자력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연설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이날 하루 유세의 대부분을 오바마 정부의 주요 업적인 국민건강보험법에 대한 옹호와 트럼프의 백악관이 법정 소송까지 동원해서 그것을 해체 시킨 과정에 대한 비난으로 채웠다.

이는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선거 전략이기도 하다. 오바마 정권의 치적을 강조하면서도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의 창궐 위기에서 유권자들의 관심과 동조를 더 쉽게 끌어내기 위한 작전이다.

한 편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위스콘신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박빙의 승리를 한 것이 백악관에 진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때문에 트럼프대통령은 이 지역을 다지기 위해 우선적으로 유세에 나섰고, 바이든은 이 2개주를 다시 민주당의 텃밭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곳을 순회하면서 유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거가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당연한 일이지만, 두 후보 모두 지난 3월 이후로 코로나19 때문에 유세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바이든은 그동안 화상을 통한 선거운동과 자택에 머물면서 원격 토론회 등에 출연하는 데에 집중하다가 최근 몇 주 동안에 비로소 펜실베이니아 지역을 돌면서 자주 유세장에 나갔다. 랭카스터는 바이든의 자택에서 승용차로 1시간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여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우선은 근거리 지역의 유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바이든은 최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해 전국적인 시위를 불러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을 만나기 위해 텍사스주 휴스턴에 간 것을 빼고는 대부분의 기간을 델라웨어의 자택에서 가까운 지역에 소비했다.

이와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말 오클라호마주의 털사를 시작으로 23일에는 애리조나주의 초대형 교회에서 집회를 갖는 등 원거리 비행을 마다하지 않았다. 25일에는 위스콘신주의 시골 마리네트에 있는 한 조선소를 직접 방문한 뒤 주민회관 집회, 이어서 폭스 뉴스가 중계까지 한 그린베이의 공항 유세 등에 나섰다. 마이크 펜스부통령도 주요 접전지 오하이오주에서 별도 유세를 가졌다.

바이든의 선거 팀은 되도록 소규모 집회를 조직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지키고 있다. 트럼프는 대중 앞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있으면서, 바이든의 조심은 대규모의 군중을 모을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유세장에서 연설을 할 때에만 검은 색 마스크를 벗으면서 "나는 이것을 어디에 가든지 착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나도 미국인들이 이 것에 익숙하지 않으며 어색한 것을 알지만, 그래도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든은 옥외 공간에서 지지자 가족인 엄마와 두 아이를 만나면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유세장에서는 경찰의 금지선 너머로 수많은 지지자들이 무리를 지어 접근한 채 " 4년 더!"라고 구호를 외쳤다. 25일 조선소 유세장은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약 600명이 입장했으며 모두에게 마스크 착용이 권고되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에 온 것은 4월에 이곳 조선회사 (핀캔티에리 마리네트 마린)가 수주한 10척의 프리깃함( 호위함) 계약을 자랑하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이 조선소는 이제 2500명의 직원 외에 추가로 1000명을 더 채용했으며 10년만에 처음으로 해군함 건조라는 주요 업적을 달성했다고 트럼프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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