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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에 상임위 독식… 巨與, 국회 손에 쥐었다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9 18:21

수정 2020.06.30 08:28

원구성 최종담판 결국 결렬
민주, 11개 상임위원장 단독선출
여당몫 6개 포함 17개 싹쓸이
김태년 "모든 책임 통합당에 있다"
주호영 "민주당 협치 걷어찼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2년 만에 17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됐다.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2년 만에 17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됐다.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위한 여야의 최종 담판이 29일 끝내 결렬되면서 여당의 전 상임위원장 독식이 현실화됐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본회의를 개최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을 강행했다.

176석의 의석수를 확보한 거대여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직까지 독점하면서 국회는 사실상 민주당이 장악하게 됐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오는 7월 3일까지 3차 추경안 통과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내부 강경기류가 거세지고 있는 통합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추천 거부권, 국회부의장 포기 및 상임위 불참 등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검토할 것으로 보여 향후 여야 장기대치로 인한 정국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11개 상임위원장 선거안건을 상정, 가결했다. 지난 15일 법사위원장 등 여당 몫 6개 상임위원장직을 선출한 지 14일 만이다. 이로써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은 모두 여당 의원이 차지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1988년 13대 국회부터 유지됐던 여야 의석수 비율에 따른 상임위원장직 배분 관례도 32년 만에 깨졌다. 국회부의장 및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 선출안은 통합당 몫 부의장이 공석 상태인 점을 감안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3차 추가경정예산 심사를 총괄할 예결위원장에는 민주당 4선 정성호 의원이 당선됐다. 여당 원내대표가 맡는 운영위원장에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뽑혔고 △정무위원장 윤관석 △교육위원장 유기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박광온 △행정안전위원장 서영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도종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이개호 △환경노동위원장 송옥주 △국토교통위원장 진선미 △여성가족위원장 정춘숙 의원 등이 차례로 선출됐다.

민주당 김태년·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 박 의장 중재하에 최종 원구성 협상에 들어갔지만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전날 3시간30분가량 마라톤 협상을 거쳐 합의문 초안까지 만들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끝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직후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어 서로에게 합의 무산 책임을 떠넘겼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에 어려움을 초래한 모든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고 했고,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법사위를 우리 당이 갖고 오지 못한 상황은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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