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19 극복' 노사정 대화, 오늘 분수령…극적 합의냐, 빈손 좌초냐

뉴시스

입력 2020.06.30 07:30

수정 2020.06.30 07:30

이날(30일) 노사정 대표자 정한 타결 시한 고용유지 등 핵심쟁점 상당부분 의견 접근 양대노총 결정 관건…내부 추인 여부 주목 합의시 22년 만의 성과…좌초시 여론 비판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세균(왼쪽 네번째)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들과의 제8차 목요대화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2020.06.1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세균(왼쪽 네번째)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들과의 제8차 목요대화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2020.06.1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30일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노사정 대표자들이 합의 도출을 위해 정한 타결 시한이기 때문이다.

수차례 협의 끝에 핵심 쟁점인 고용유지 등을 놓고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이제 관심은 관련 내용이 양대노총의 내부 의사결정 기구 추인을 받을 수 있느냐 여부에 쏠린 모습이다.

각계에 따르면 노사정은 전날 부대표급 회의를 열고 쟁점 사안에 대한 막판 조율에 나섰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 중인 노사정 대화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상의),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이 참여한다.

부대표급 회의에는 양대노총 부위원장·사무총장, 경총·상의 상근부회장, 정부 차관급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고용유지 등 핵심 쟁점과 관련해 합의에 가까운 수준의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어느 정도 서로 의견은 모아졌고, 각자 내부적으로 수용 가능한지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그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재난기간 해고금지 등 고용유지, 5인 미만 사업장 내 노동자 생계소득 보장,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등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 아프면 쉴 수 있는 권리로 상병수당 도입 등을 요구해왔다.

반면 경영계는 코로나19 위기로 기업 역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입장차가 적은 사안에 대해서는 '추진' '검토' 등 노사정 서로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일부 문구 조율이 이뤄졌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당초 추가 재정 지원에 난색을 표했던 정부도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견이 가장 컸던 고용유지와 관련해서는 고용 보장을 주장하는 노동계와 임금인상 지제를 요구하는 경영계의 입장차에 '최대한 노력한다'로 문구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고 등 전국민 고용보험제 역시 '노사 협의'로 정리했다.

일단 부대표급 회의에서 큰 틀의 합의는 이뤘지만 관건은 양대노총이다. 노총 프로세스상 중앙집행위원회(중집) 등 내부 의견수렴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전날 중집 회의를 열어 노사정 회의 결과를 보고하고, 늦은 시간까지 의견을 수렴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일부 강경파가 잠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3시부터 중집 회의를 소집해 내부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물론 30일은 노사정 대표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시한일 뿐 법적 시한은 아니다. 그러나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최근 "이달 말까지 합의가 안 나올 경우 대화에 불참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합의에 실패하면 21년 만에 어렵게 한 자리에 모인 노사정 대화는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한국노총의 노사정 불참 후폭풍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노사정 이견에 국민은 뒷전이 됐다"는 여론의 질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러한 부담 때문에 노사정이 극적 타결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합의 여부에 키(key)를 쥔 민주노총이 합의를 거부하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 또한 제기된다. 이번 노사정 대화를 제안한 주체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다소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지만 합의에 이를 경우 그 자체가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합의가 도출되면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민주노총이 참여한 노사정 합의 이후 22년 만인 것이다. 민주노총은 당시 합의에 대한 내부 반발로 이듬해인 1999년 노사정을 탈퇴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간 상생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다.

노사정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정이 모처럼 하나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합의 도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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