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두유노우] 2020년 미국의 생일을 축하하지 못하는 이유

정호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4 08:50

수정 2020.07.13 09:17

매일 수만 명 코로나19 확진자 나오는 미국.. 올해도 독립기념일 행사 강행
인종차별 반대 시위 확산 등 내부 문제도 이어져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244번째 독립기념일 행사 강행 계획을 밝힌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립기념일은 미국의 가장 큰 기념일 중 하나로 도심 퍼레이드, 불꽃놀이등의 행사가 펼쳐지는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독립기념일 행사 당시 B-2 전략폭격기와 F-22 전투기 등 군사자원을 총동원한 대규모 에어쇼를 선보였다.

미국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불꽃놀이 행사에는 약 1.6km에 걸쳐 1만 여개의 폭죽이 터질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의문의 여지 없이 특별한 저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행사가 열리는 워싱턴DC의 뮤리얼 바우저 시장은 “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 공동체 근처에 있다”라며 집에 머물러 달라고 권고했다.


■ 매일 수만 명 확진자 발생하는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 '퍼펙트 스톰' 우려"

지난 3일 기준 코로나19 집계채널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70만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세계 확진자 수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신규 확진자 증가 추세가 누그러들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6월 25일부터 연속으로 4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1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5만명을 넘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독립기념일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퍼펙트 스톰’(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남에 따라 발생하는 위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스턴 의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슈아 바로커스 박사는 지난 1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들이와 가게 재개장, 예방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는 군중 등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퍼펙트 스톰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5월 미국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며 “이번 주말(독립기념일 연휴)이 매우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 "국민 위로하는 것 보지 못했다".. 인종차별 반대시위 강경 대처 비판도

인종 차별 반대 시위의 확산 등 내부적인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행사를 강행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목소리도 높다.

앞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 5월 29일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며 인종 차별 반대 시위는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로 확산됐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들은 지난 6월 20일 백악관 건너편에 위치한 세인트 존스 폴 교회 인근에 ‘흑악관(Black House) 자치구역’이라는 현판과 바리케이트를 세웠다. 이들은 결국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시위대의 행동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회의 도중 “1만명의 병력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필요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리스 포크너 폭스 뉴스 앵커는 같은달 1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도중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을 위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라며 “왜 그런 말을 했느냐”고 지적했다.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