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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국가신용등급 줄줄이 강등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대규모 재정동원이 국가 신용등급 연쇄 하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올 상반기 자사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 건수가 33건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코로나19에 따른 재정악화가 지속돼 하반기에도 추가 등급 하향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했다.

피치의 글로벌 국가신용등급 부문 책임자 제임스 매코맥은 현재 피치가 40개 국가 또는 국가에 준하는 곳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올려놓았다고 설명했다.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되면 6개월 안에 신용등급이 하향되는 게 일반적이다. 올해 하반기에 이들 40개국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매코맥은 지난 3일 CNBC와 인터뷰에서 "피치가 지금까지 40개국을 한꺼번에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올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피치가 올해 상반기에만 신용등급을 강등한 국가는 33개국에 이른다. 피치가 한 해에 33개국의 등급을 강등한 경우는 없다. 더구나 반년만에 이같은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져 속도도 빠르다.

피치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33개국에는 영국과 홍콩이 포함됐다.

매코맥은 코로나19에 따른 실업급여 지출 등 경제적 충격 완화 대응이 각국의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재정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신용등급을 매기는 119개국 모두가 재정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악화는 코로나19로 세수까지 급감하는 와중에 빚어지는 것이어서 평소보다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각국의 봉쇄조처가 세계 경제를 당초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악화시킬 것으로 봤다. 세수는 줄고, 지출은 늘어 올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규모가 100%를 웃돌아 사상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IMF는 최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하반기 개정판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4.9%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다만, 매코맥은 이같은 재정악화보다는 위기 이후 재정상황 개선에 더 주목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재정상태가 악화하는 이들 나라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난 뒤 경제성장세를 회복하고 부채 규모를 줄일 수 있을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코맥은 "피치가 관심 갖는 사안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는지 여부"라면서 "이는 신용등급 방향성을 결정하는 실질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치는 5월 국가신용평가 보고서에서 코로나19와 유가 약세로 올해 국가 디폴트 규모가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