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사람들을 모으거나 접촉하기가 어려운 탓에 기존의 폭염대책만으로는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폭염과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의 협조가 중요하다. 폭염 안전수칙인 불필요한 외출 자제하기, 물 자주 마시기, 더울 땐 그늘에서 쉬기 등을 지키면서 손 자주 씻기, 야외에서는 사람 간 거리두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마스크 착용하기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함께 잘 지킨다면 올해 여름을 무사히 잘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더위쉼터 운영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 하거나, 더위를 피할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무더위쉼터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런 무더위쉼터를 작년과 같은 방법으로 운영한다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기존 운영방법만 고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지자체와 함께 야외 무더위쉼터로 눈을 돌렸다. 집 앞 정자, 공원, 교량 하부, 하천 둔치 등 그늘이 있고 바람이 잘 통하는 시원한 곳을 야외 무더위쉼터로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인근에 이런 장소가 마땅하지 않은 곳은 임시로 천막을 설치해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실내 무더위쉼터도 방역을 한층 강화해 운영한다. 무더위쉼터 이용자 관리를 위해 명부를 작성하고 출입 시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을 하도록 한다. 쉼터 내에서는 2m(최소 1m) 이상 떨어져 앉도록 하고, 시설 이용 가능인원을 50% 이하로 제한할 예정이며, 실내 주요 공간에 대한 소독과 이용자 위생교육도 강화한다.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독거노인, 쪽방촌 등을 직접 방문해 어르신들의 안부도 확인하고 얼음물, 쿨링용품 등을 지원했다. 그러나 올해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물품을 전달하거나 문 앞에 두고 목소리로만 안부를 확인하는 등 비대면·비접촉 방식으로 전환한다.
한편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논밭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98명 중 31명(32%)이 논밭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마을방송, 문자서비스, 이·통장 방문 등을 통해 땡볕에 일하지 마시라고 안내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마다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아이디어를 낸 것이 '부모님 안부전화 캠페인'이다.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자녀들이 오전에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안부전화를 드린다면 부모님들이 논밭 일을 줄이지 않겠는가. 여름철 부모님께 드리는 안부전화 한 통이 코로나19와 폭염 피해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계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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