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스타항공, 주총 또 무산...파산 가능성 커졌다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6 10:49

수정 2020.07.0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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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이후 두 번째 임시 주총 무산...오는 23일로 재연기
인수대상자 제주항공은 10영업일 내 선결조건 이행 못하면 계약 해지 통보
김현미 국토부 장관 거래 성사 당부했지만 정작 정부는 뒷짐만 

이스타항공은 6일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지만 주총 개최 10분여만에 어떤 안건도 통과하지 못한 채 폐회를 선언했다. 이스타항공 본사 주총장 입구. /사진=김용훈 기자
이스타항공은 6일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지만 주총 개최 10분여만에 어떤 안건도 통과하지 못한 채 폐회를 선언했다. 이스타항공 본사 주총장 입구. /사진=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서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을 차례로 만나 M&A 성사를 당부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이스타항공의 임시주총이 또 한번 무산되면서 파산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제주항공 측은 선결조건으로 대규모 부채 해결을 요구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6일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지만 주총 개최 10분여만에 어떤 안건도 통과하지 못한 채 폐회를 선언했다.
임시 주총 무산은 지난 6월 26일 이후 두 번째다. 이스타항공은 인수대상자인 제주항공 측에 신규 이사·감사 후보 명단을 요구했지만 제주항공 측이 이번에도 명단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임시 주총을 또 한번 연기해 이달 23일 주총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월 29일 이스타항공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항공사 최대주주인 이상직 의원이 가족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이번 거래의 최대 걸림돌이 된 임직원 체불임금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매각 대금은 약 545억원으로 매각 완료시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로 귀속된다. 이스타홀딩스 지분 대부분은 이 의원의 두 자녀가 소유하고 있다. 매각대금으로 차입금과 금융이자 변제 후 나머지 대주주 몫을 포기해 임금 체불을 해결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제주항공 모기업 애경그룹이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일(10영업일) 내에 선결 조건을 다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의 선결조건을 해소하려면 이스타항공은 당장 최소 8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를 임차하는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채무(3100만달러·약 373억원)를 지급 보증한 사안을 해소하고, 2~5월 이스타항공 임직원에게 체불한 임금(240억원)과 조업료·운영비 등 그간 이스타항공이 연체한 각종 미지급금이다.
셧다운 상황인 이스타항공이 마련할 수 없는 금액이다.

일각에선 김현미 장관이 애경 측과 이상직 의원을 만나 거래 성사를 당부한 사실이 이번 M&A의 막판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정부도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장관의 면담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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