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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삼성전자 깜짝실적, 위기의식 빛났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7 16:39

수정 2020.07.07 16:39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초유의 악재를 뚫고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전염병이 전 세계에 창궐하던 2·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이 막 시작된 1·4분기보다 25%나 증가한 수치다. 별다른 천재지변이 없었던 1년 전과 비교해도 22%나 더 좋은 실적이어서 삼성의 높은 경쟁력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누구도 예상 못한 깜짝실적은 역시 삼성의 주력 반도체가 견인했다. 2·4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140달러까지 치솟았다.
반도체 수요는 바이러스가 불러낸 측면이 있다. 삶의 패턴이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교육 등 비대면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서버·PC업체들의 반도체 주문이 급증했다. 위기에 더 빛나는 삼성의 체력에서 글로벌 기업 저력이 느껴진다.

현장경영 광폭 행보에 나섰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노력도 평가할 만하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가리지 않고 현장을 직접 챙겼다. 5월에는 중국 시안에 있는 삼성 유일의 해외 메모리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선제 대비를 독려했다. 이 부회장은 그 자리서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지 말자"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 세계 주요 기업인 중 코로나 사태 후 중국을 방문한 이는 이 부회장이 유일했다. 최근엔 경기 수원사업장을 들러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자. 오직 미래만 보자"며 직원들을 응원했다.

스마트폰·가전부문은 1·4분기보다 저조했지만 6월부터 살아날 조짐이어서 다행스럽다. TV·냉장고·생활가전은 하반기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면 성수기 진입, 프리미엄 수요 증가와 맞물려 이익이 더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의 선방과 달리 우리 경제는 코로나 2차 팬데믹 우려, 글로벌 무역갈등 후폭풍 등 불안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느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삼성이 가져온 실적 훈풍이 우리 경제와 기업에 힘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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