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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의 눈' 중적외선 카메라 핵심소재 국산화 도전[소재혁신 드림팀이 떴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7 17:47

수정 2020.07.07 17:48

③ 초격자 소재 연구단
초격자 반도체 소재부터 개발
얇은 막 구조 840층 쌓는게 핵심
국내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70%
미국·일본 등 해외 의존도 높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일기(오른쪽) 책임연구원과 강준현 선임연구원이 초격자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일기(오른쪽) 책임연구원과 강준현 선임연구원이 초격자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눈으로 보지 못하는 영역을 감지할 수 있는 초격자 반도체 부품을 국산화하는 연구개발(R&D)이 시작됐다. 이 초격자 반도체는 자율주행차의 눈에 해당하는 라이다와 극소량의 유독가스도 검출해내는 가스센서를 만들 수 있게 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이다 센서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시장의 80%를 차지, 2030년엔 14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연구단을 가동, 핵심소재 공급을 안정화하면서 미래 소재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R&D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다.


특히 '초격자 소재 연구단'은 고투시성 이미징용 초격자 반도체 소재 R&D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단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일기 책임연구원의 지휘 아래 산학연 연구자들이 5년간 R&D에 집중한다.

한일기 연구단장은 "소재 국산화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으니 어떻게 해서든 꼭 만들어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얇은 막 840층 쌓는 기술

먼저 초격자 소재 연구단은 초격자 반도체 소재부터 개발키로 했다. 이를 이용해 중적외선 영역의 빛을 만들는 게 두번째 단계다. 이어 이 빛을 이용한 '액티브 이미징 시스템'을 개발하는 순이다. 중적외선 빛을 만드는 초격자 반도체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단 측 설명이다.

초격자 소재 구조를 살펴보면 인듐갈륨아사나이드와 인듐알루미늄아사나이드라는 화합물을 얇게 쌓아 만든다. 최대 5.4nm(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부터 0.9nm까지 원자 2~3개 정도의 얇은 막 840여층을 쌓아야 한다. 이런 기술은 아직 국내에 성숙되지 않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기술은 미국과 일본, 스위스, 프랑스, 영국 등 만이 갖고 있다.

다행히 KIST는 지난 2000년 초반부터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 선진국 대비 70%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 단장은 "이번 과제를 통해 R&D가 성공한다면 충분히 선진국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계 뛰어넘는 중적외선 이용

무엇보다 액티브 이미징 시스템은 인간의 눈과 적외선(IR) 카메라로도 보기 어려운 극한 환경에서도 볼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다. 현재 쓰이고 있는 IR 카메라는 사물 자체에서 내뿜는 열을 감지해 이미지화한다. 하지만 불꽃 뒷편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은 볼 수 없는 게 한계다.

하지만 액티브 이미징 시스템은 중적외선을 발사해 반사된 빛을 검출기로 영상화 할 수 있다.

또 중적외선 레이저만으로도 가스센서를 만들 수 있다. 각각의 가스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파장을 잡아내는데 중적외선이 탁월하다.


종전 가스센서는 근적외선이나 가시광선을 이용해 1㎥의 대기에서 1㏄정도의 가스를 감지할 수 있다. 중적외선을 이용한 가스센서의 경우 기존 센서보다 1000배 이상 민감하게 측정을 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대기오염 농도를 측정하거나 군에서 화학무기를 탐지하는데 쓰일 수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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