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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文정부 대북정책 작심비판 "北에 구걸하는 태도 보이지 말라"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8 16:42

수정 2020.07.08 16:42

"남북종전선언 큰 의미 없어" 평가절하
주한미군 감축 주장에 "참으로 개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8일 "북측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며 정부 대북정책을 작심비판했다.

반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통일부장관·국정원장 등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언급, "단기에 어떤 국면을 해소하려면 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어려운 위치에 가게 된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반 위원장은 이날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거침없이 비판을 이어갔다.

반 위원장은 "(남북관계는) 상호존중·호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너무나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 계속 북한에 끌려다니는 상황밖에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현 남북관계 상황에 대해선 "결과적으로 보면 역대 정권과 다를 바 없게 됐다. 어찌 보면 전략적 입지가 더 궁색해졌다"고 평가했다.

반 위원장은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남북종전선언' 움직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유엔 대북제재로 우리 측의 운신의 폭이 좁은 한계를 고려할 때 남북 모두에게 종전선언을 통해 실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북한이 종전선언에 움직일 리도 없고, 관심도 없을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돼도 모든 걸 백지화하는 북의 행태에 비춰 보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여권 일부에서 제기되는 한미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감축 등의 주장에는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높은 수위로 비판했다.

반 위원장은 "상당히 고위직에 있는 분들이 ‘아무리 해도 주한미군이 절대 나갈 리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걸 보고 참 경악스러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거론하며 "북한이 도발 행위를 아무런 자책 없이 자행했는데, 그야말로 억지로 한마디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보인 미온적 대응에 크게 실망했다"고 꼬집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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