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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질 수 없는 경기’를 지는 이유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8 17:35

수정 2020.07.08 17:35

기껏 잡은 기회들 번번이 놓쳐
타격·수비·투수력의 부조화 원인
타율 5위, 최소 실책 1위 하고도
하위권 맴돌아… 이달엔 1승5패
롯데 ‘질 수 없는 경기’를 지는 이유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7일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9회초 롯데 정훈이 좌월 솔로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뉴스1
7일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9회초 롯데 정훈이 좌월 솔로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뉴스1
몸쪽 위협구를 피하고 있는 롯데 안치홍. 뉴스1
몸쪽 위협구를 피하고 있는 롯데 안치홍. 뉴스1
흐름은 분명 롯데 쪽이었다. 8회 초 정훈(33)의 추격 솔로포, 9회 안치홍(30)의 동점 솔로포가 터졌을 때 '롯데가 이기겠구나' 예감했다. 이후에도 롯데는 두 차례 승리의 단감을 입에 넣었다 도로 뱉었다.

연장 11회 초 롯데는 김준태의 우전안타로 5-4로 앞섰다.
2사 후 적시타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1이닝만 지키면 됐다. 그런데 동점. 12회 초 롯데는 허일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앞섰다.

이번엔 끝났겠지 싶었는데 한화 오선진에게 끝내기 투런을 맞고 주저앉았다. 롯데는 질 수 없는 경기를 졌다. 최근 6연속 '루징시리즈(1승2패)'를 경험하고 있는 롯데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7일 롯데와 한화의 대전 경기를 좀 더 들여다본다.

그래도 칭찬 먼저 해보자. 롯데가 2-4로 뒤진 8회 초. 2사 후 안치홍이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는 김종수. 볼카운트 2-2에서 위협적인 몸쪽 빠른 공이 왔다. 안치홍이 간신히 피할 정도. 이 다음 공은 대개 슬라이더다.

몸쪽 위협구에 긴장한 타자는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공에 당하기 십상이다. 안치홍이 파울을 걷어냈다. 상대는 던질 곳이 없어진다. 볼넷을 피하려고 직구 승부를 하다 꽝. 슬슬 롯데의 승리가 점쳐졌다. 흐름상으론 그렇다. 9회 초 정훈의 타석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화 투수 박상원이 초구에 몸쪽 위협구를 던졌다. 뒤로 벌렁 누울 만큼 바짝 붙어온 공이었다. 한번 그러고 나면 좀처럼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다. 특히 나이든 선수일수록. 박상원이 카운트를 잡으려고 던진 직구를 꽝.

이 경기를 보면서 '롯데 타자들이 야구를 아는 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럼 무얼 하나. 이기지를 못하는데. 롯데의 문제점은 타격과 수비, 투수력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데 있다. 기껏 벌어놓으면 쉽게 까먹는다. 어느 날엔 무더기로 투수를 투입하고도 진다. 어느 날엔 아끼다가 또 진다.

롯데는 지난해 114개의 실책을 범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실책수 1위였다. 올시즌엔 7일 현재 27개로 NC와 함께 최소 공동 1위다. 일등공신은 새로 영입한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다.

마차도는 6일까지 롯데의 51경기서 단 한 개의 실책밖에 범하지 않았다. 두개째가 하필 7일 한화전서 나왔다. 실책은 실점과 연결됐다. 3회 말 선두타자 볼넷 다음 이용규의 유격수 땅볼을 2루에 악송구했다. 이 바람에 2점을 허용했다. 일껏 3회 초 1-1 동점을 만들어 놓았는데.

롯데 허문회 감독은 4-4 동점이던 10회 말 마무리 김원중 카드를 빼들었다. 김원중은 1이닝을 잘 막았다. 그리고 11회 초 한 점을 얻어냈으니 그대로 끝나면 '신의 한 수'로 남을 뻔했다. 그러나 다음 투수 진명호가 또 동점을 허용했다. 박진형(1승2패7홀드)의 얼굴이 자꾸 어른거렸다.

롯데는 6월까지 5할 승률(23승23패)을 유지했다. 그러나 7월 들어 1승5패로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원인은 투·타·수비 세 파트의 부조화다.
한쪽이 되면 다른 한쪽이 무너진다. 7일 경기서는 14개의 안타를 때리고도 패했다.
팀 타율 공동 5위(0.271), 평균자책점 5위(4.69), 최소 실책 1위를 하고도 하위권에 맴돌고 있으면 곤란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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