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두산, 자구안 3조 중 2조 마련… 인프라 매각으로 마침표 찍나 [기업 구조조정 속도내나]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8 17:40

수정 2020.07.08 17:42

솔루스 7000억 수준 매각 MOU
클럽모우CC·두타 더하면 1조 넘어
하반기 1조 규모 유상증자도 대기
인프라 매각땐 최대 8000억 확보
알짜 자회사 두산밥캣은 지키기로
두산솔루스 헝가리 전지박 공장 건설현장 두산솔루스 제공
두산솔루스 헝가리 전지박 공장 건설현장 두산솔루스 제공

주요 자산·계열사를 매각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는 두산그룹의 자구계획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채권단에 자구계획을 제출한 후 3개월 만에 세 곳의 자산과 계열사를 매각했고 하반기 예정된 두산중공업 1조원 유상증자를 포함하면 사실상 2조원 이상을 확보했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하게 될 경우 약속했던 3조원 이상 완성되지만 핵심계열사 매각에 대한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자산·계열사 매각 1조원 이상 확보


두산은 지난 7일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공시했다. 두산솔루스는 동박·전지박(2차전지용 동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두산그룹의 알짜 계열사다. 올해 예상 매출액 3200억원, 영업이익 420억원에 2022년에는 실적이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두산 측은 두산솔루스의 가치를 1조~1조5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해 스카이레이크와 매각을 진행했다가 눈높이를 좁히지 못해 지난 4월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두산솔루스의 매각가격을 7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민현기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사장은 "출자확약서(LOC) 등 자금조달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기업결합 신고 등을 고려하면 실제 딜 클로징은 계획보다 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솔루스가 스카이레이크로의 인수합병(M&A)을 확정하면서 두산그룹은 계열사·자산 매각으로만 1조원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달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클럽모우CC를 매각했고, 두산타워도 마스턴투자운용과 협상이 진행 중이다. 클럽모우CC의 매각가격은 1800억원, 두산타워는 6000억~800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산타워는 4000억원이 담보로 잡혀있어 실제 두산그룹이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은 2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추가매각, 인프라냐 밥캣이냐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를 비롯해 두산메카텍, 모트롤BG사업부, 두산건설, 두산타워, 네오플럭스 등의 매각을 추진해 왔다.

모트롤BG사업부는 중국 최대 건설장비 제조사로 꼽히는 XCMG까지 인수전에 뛰어들어 본입찰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본입찰은 오는 13일이다.

두산 계열 벤처캐피털(VC)인 네오플럭스는 신한금융그룹을 포함한 금융사와 건설사 등 4~5곳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는 곳이 인수하는 호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 거론되는 가격은 700억~800억원 정도다. 다만 모트롤BG사업부와 네오플럭스를 매각하더라도 3조원 이상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하다.

이미 공개된 두산중공업 1조원 유상증자를 포함하더라도 2조5000억원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은 1조3600억원 규모로 두산중공업이 가진 지분 36.27%를 반영하면 4890억원 정도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매각가격은 6000억~8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하지만 알짜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지킨다는 분위기여서 얼마나 시장의 호응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달 11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하고 그룹의 중추인 중공업을 본궤도에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강구귀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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