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WHO, 코로나 공기 전파 인정… 예방 수칙 강화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8 18:13

수정 2020.07.08 18:13

혼잡하고 폐쇄된 곳 가능성 높아
새로운 방역 대책 내놓을 전망
【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홍예지 기자】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로써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집중했던 세계 방역 수칙의 개선도 불가피하게 됐다. 더구나 미국의 WHO 탈퇴라는 악재가 동시에 불거졌다. 실제 탈퇴까진 1년이 걸리지만,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베네데타 알레그란치 WHO 감염통제국장은 7일 저녁(현지시간) 화상 언론 브리핑을 열고 "공공장소, 혼잡하고 폐쇄됐으며 환기가 잘 안 되는 환경에서 공기 전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WHO가 공기 전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비말을 주요 전파 경로로 지목했다. 에어로졸(공기에 떠다니는 미세한 액체입자)은 의료 시술 등 특수한 상황만 인정했다. 이를 근거로 WHO는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중심의 방역 수칙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전 세계 32개국 과학자 239명이 공기 감염 가능성과 예방 수칙 수정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자 입장을 바꿨다.

에어로졸 전파 우려는 코로나19 초기인 2월부터 제기된 문제다. 당시 화장실 물을 내리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WHO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각국 역시 방역 대책에 이를 제외했다.

알레그란치 국장은 "우리는 이 증거에 열려 있어야 하며 전염 방식 및 예방책과 관련해 그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도 "전염을 멈추려면 종합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뒤늦게 시인했다.

WHO는 각국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조만간 새로운 방역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2m에서 확대하거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이 WHO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국제협력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탈퇴 최종 확정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이 남은데다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쟁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재가입을 공언했지만 국제협력의 단기적인 균열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