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끝없는 '머니무브'…예적금 깬 돈, 증시·부동산 대기자금으로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8 18:23

수정 2020.07.08 19:44

6월 중도해지액 6조 넘어
코로나 장기화·제로금리 탓 해지
주식시장·부동산 투자로 이동
상황 관망하는 대기성 자금 급증
CMA 잔액 역대 최대치 찍기도
끝없는 '머니무브'…예적금 깬 돈, 증시·부동산 대기자금으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및 적금을 중도에 해지해 부동산·증시에 투자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및 적금 중도해지 규모가 지난 6월 6조4533억원으로 코로나19가 최고조에 달했던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예적금 해지건수도 51만5058건으로 전년동월 대비 13.4%(6만667건) 늘었다. 제로금리로 인해 주식시장과 부동산 투자를 위해 예적금을 깬 것으로 분석됐다.

예적금 중도해지 다시 급증


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6월 한 달간 개인고객 예적금 중도해지액은 6조45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됐던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전월과 비교하면 31.6%(1조5498억원) 급증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28.1%(1조4167억원) 증가했다. A시중은행은 예적금 중도해지액이 전년동월 대비 57.9%(4265억원) 급증했다.

예적금 해지건수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5대 시중은행의 6월 예적금 해지건수는 51만5058건으로 전년동월 대비 13.4%(6만667건)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2월에는 전년 대비 20.7%, 3월에는 26.1% 급증세를 보이다 4월에 3.3% 감소했고, 5월에는 9.7% 급감했다.

예적금 해지액과 해지건수가 6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이유는 코로나19 여파 장기화와 제로금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예적금을 해지하는 수요는 늘었지만 경기위축에 취약계층의 자금사정이 계속 악화되면서 예금이자를 포기하고 현금을 찾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제로금리 환경 속에서 주식시장과 부동산 등으로 자금을 이동시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생활자금 마련 등의 목적도 있지만 일부는 주식시장과 부동산 투자를 위해 예적금을 깨는 사례가 있었다"면서 "상황을 관망하면서 곧바로 투자에 나서기 위해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에 자금을 넣어두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요구불예금 등 대기성 자금↑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갈 곳 잃은 뭉칫돈은 은행 요구불예금과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리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6월 요구불예금 잔액은 566조3160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24조3628억원 급증했다. 증권사의 CMA 잔액은 3일 기준 58조502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6일 58조3741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최대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시중의 투자금이 CMA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CMA와 함께 증시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MMF에도 자금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북한의 도발 등으로 지난달 130조원대까지 축소됐던 MMF 잔액은 미국 경제재개 움직임,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에 다시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MMF 잔액은 6일 148조378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업계에선 CMA, MMF 등이 증시 대기자금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이들 상품으로 자금유입은 곧 강세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CMA, MMF 잔액 증가가 증시 랠리로 이어지진 않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 경제재개 불확실성 등의 이슈가 증시의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증시를 관망하는 투자금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MMF, CMA의 동반 증가세에도 코스피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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