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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에 K-컬처 전시관 건립… 한류도시 천안 만들 것" [로컬 포커스 자치단체장을 만나다]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8 18:27

수정 2020.07.08 18:28

보궐선거로 당선, 시정 정상화 나선
박상돈 천안시장
지역자원 활용 부가가치 창출
왕건 동상 건립·사적공원 조성
동남구 옛도심 동헌 건물 복원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 3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번영로 천안시청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시정방향과 현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 3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번영로 천안시청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시정방향과 현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천안=김원준 기자】 "임기가 끝나는 2년 뒤는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습니다. 남은 임기 2년이 제게는 시정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전임 시장의 중도 낙마로 지난 4월 총선과 함께 치러진 충남 천안시장 보궐선거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서 당선된 박상돈 천안시장은 "취임이후 석 달 가까이 천안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현안사업을 점검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4월16일 민선 7기 제 8대 천안시장에 취임한 이후 부지런히 30개 읍면동을 돌며 시민들의 건의사항을 듣고 지역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의 목소리와 시정 현황을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 보궐선거 당선으로 그에게 보장된 임기는 2년 3개월뿐이다.

"왜곡된 천안시정 정상화 주력"


박시장은 "왜곡된 천안시정을 정상화시켜야하고 그 과정에서 실추된 공직자들의 명예도 회복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그것만 제대로 해도 남은 임기 2년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천안을 강조하는 박시장이 취임과 함께 그가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올 뉴(All New) 천안'. 그는 "천안시정이 왜곡돼 있는 것은 지역자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데서 비롯됐다"면서 "지역의 자연적·인문학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천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육군사관학교(28기) 출신인 박 시장은 육군 대위로 예편한 뒤 공직에 입문, 충남도 지역경제국장, 보령시장, 아산군수, 서산시장 등을 역임했다. 17·18대 천안을 선거구 국회의원과 자유선진당 원내대표 등도 지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천안시장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박 시장이 취임직후 서둘러 준비한 일은 천안 일봉산 민간공원 특례사업 추진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그는 보궐선거 후보 당시 '당선되면 주민투표를 통해 개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사업의 찬반여부를 놓고 지역 여론이 워낙 크게 분열돼 있었기 때문.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천안에서 전국 최초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놓고 주민투표가 이뤄졌다.

그러나 주민투표는 선거인 총수의 3분의 1에 못미치는 미진한 투표참여로 개표도 못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쪽으로 결론났다. 천안시는 지난달 29일 일봉산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대해 관련법령과 행정절차에 따라 실시계획을 인가했다.

박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는 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실시한 천안시 최초의 주민투표로, 개표를 하지 못해 아쉽지만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었다"면서 "기권도 유권자들의 의사표시로 의미를 가지는 만큼 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시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재검토


박 시장은 취임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사업'과 '천안삼거리명품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에 대한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8월 천안시가 유치한 축구종합센터의 경우 유치전 초반 각 시·도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천안시가 과하게 베팅한 측면이 있다는 게 박시장을 판단이다.

그는 "시민 세금이 들어가야하는 문제인데 유치과정에서 국비지원 등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사업을 백지화하는 것은 아니며 협상과정에서 못 챙긴 부분을 짚어 사후적으로 보정하자는 취지로 최대한 시비를 절약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도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공원 리모델링 사업비 700억원은 지나치게 과도한 측면이 있는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기침체가 현실화된 현재 시점에서는 더욱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잘 운영되고 있는 외국의 도시공원이나 서울 여의도공원을 보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다"면서 "착공을 일단 보류하고 지하주차장 공사 등을 없애 사업비를 300억원 규모로 축소하고 절약한 예산의 전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천안 정체성 재확립 최대 과제"


천안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일은 박 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이를 위해 '하늘아래 살기 편안한 곳, 천안(天安)'이란 지명을 지은 고려 태조 왕건의 동상을 건립하고 문헌 고증을 통해 왕건의 사적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동남구 옛도심에는 동헌 건물과 누각을 복원하고 볼거리와 먹을 거리를 한 번에 충족할 수 있는 '올드타운'조성을 검토하는 한편, 독립기념관 안에 'K-컬처 전시관'을 건립하고 'K-아트 엑스포'도 추진키로 했다.

박 시장은 "천안의 정체성 재확립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젊은 도시'를 만들어 가려 한다"면서 "천안의 매력과 한류 문화의 저력을 전세계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종합문화예술 국제행사를 개최해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 모두가 찾는 한류도시 천안을 만들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수도권과 인접한 천안의 특성상 안정적인 산업용지 공급과 투자유치도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천안지역에는 오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모두 10곳에 총 526만3126㎡규모의 산업단지 조성이 계획돼 있다. 화장품 제조 관련 시설이 들어설 LG생활건강퓨처 일반산업단지와 바이오기술 관련 업종 및 정보기술업종이 입주할 북부 BIT산업단지,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으로 추진한 직산도시첨단산업단지 등이 주요 단지다.


박 시장은 "이들 산업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지역의 미래산업 기반이 마련되는 것은 물론, 총 2만4000여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침체를 극복하고 시민생활을 안정시키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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