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빚 늘린 가계, 대출 줄인 기업… 넘치는 유동성 투기로 몰리나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9 17:25

수정 2020.07.09 17:25

6월 은행권 가계대출 8조 증가
주담대·공모주청약에 자금 쏠려
대기업 대출 3조 줄어 투자 비상
빚 늘린 가계, 대출 줄인 기업… 넘치는 유동성 투기로 몰리나
초저금리로 인해 넘치는 유동성이 부동산 투자와 증시 등으로 몰리면서 생산적인 곳보다는 투기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부동산 시장과 공모주 청약자금 수요로 인해 신용대출이 늘어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역대 6월 중 최대로 증가했다.

다만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기업대출은 계절적 요인과 대출수요 둔화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8조1000억원 증가하며 전월(5조원)보다 2조9000억원 늘어나 역대 6월 중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동기(5조4000억원)와 비교해서도 큰폭으로 늘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5조원 상승했다.
이는 집단대출 취급이 늘어난 데다 최근 전셋값 상승과 함께 전세대출에서만 2조5000억원이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를 앞두고 주택 구매를 위한 막차 수요까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경우 SK바이오팜 등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확대 3조1000억원으로 전월증가액보다 2조원가량 늘었다. 기타대출 역시 6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한은 관계자는 "3조1000억원의 기타대출 중 대부분이 신용대출 증가"라며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한 자금에 대한 수요와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증거금 수요 등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대출(원화)은 4월(27조9000억원)과 5월(16조원) 큰폭으로 늘었지만 6월에는 1조500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대기업대출의 경우 분기말 일시상환 등의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데다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되면서 대출수요가 둔화돼 3조4000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대출 역시 소상공인 매출부진이 완화되면서 4조9000억원 늘며 전월(13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한은 측은 "(4, 5월 적극적으로 공급했던) 초저금리 정책금융 취급이 축소되고 은행의 분기말 부실채권이 매·상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전 금융권 6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6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5월 말 대비 8조5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대출 외에 제2금융권 대출액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4000억원 늘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 증가율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됐던 지난 3월 이후 예년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인 5%대 중반으로 확대된 후 이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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