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15가지 반찬에 어리굴젓·꽃게장·홍어 삼합 '남도향 물씬' [소확행 로컬맛집]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9 17:56

수정 2020.07.09 18:30

정부대전청사 인근 백반집 '정식당'
정식당 곱창전골 메뉴 차림
정식당 곱창전골 메뉴 차림
【 대전=김원준 기자】 '집밥'보다 더 집밥같은 음식을 차려내는 식당이 있다. 대전 서구 월평동 정부대전청사 인근 백반집인 '정(情)식당'이 그 곳이다. 맛깔스런 음식맛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 식당은 공무원과 회사원은 물론, 근처 아파트 주민들도 즐겨찾는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집 음식에는 남도의 정취가 물씬 배어있다. 전남 진도가 고향인 주인 김영란씨의 손맛과 정성이 반찬 하나 하나에 그대로 담겼다.

경남 통영에서 직송한 생굴에 고추가루와 마늘 등 갖은 양념을 맛깔스럽게 무쳐낸 어리굴젓은 보기만해도 침이 넘어간다.
주인장이 양념을 직접 만들어 손수 무친 것을 2~3일 숙성시킨 뒤 손님 상에 낸다. 흰쌀밥에 짭쪼름한 어리굴젓을 올려 한 숟갈 입에 넣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주인장이 시장에서 발품팔아 고른 싱싱한 꽃게로 만든 꽃게장도 일품이다. 웬만한 꽃게 전문점 못지않은 부드런 감칠맛은 '거역할 수 없는 맛'이다.

이 집에서는 15가지 기본 반찬 하나 하나 허투루 내오는 법이 없다. 최근 날이 더워지면서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계절 반찬 중 하나는 열무김치다. 겉보리를 2시간 푹 삶아 갈아서 풀을 쑤고 청양고추와 마늘로 양념을 한 뒤 물을 넉넉히 넣고 담근 열무김치는 개운한 국물 맛에 '한 그릇 더 달라'는 손님들의 주문이 쇄도한다. 물론 '리필'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매일 바뀌는 국도 핵심 메뉴다. 소고기 무국과 된장국, 육개장, 북어국, 김치찌개 등이 요일별로 나온다.

이 집 간판에는 '낮엔 밥집, 밤엔 술집'이란 문구가 있다. 이 문구처럼 저녁에는 술 한잔에 곁들일 수 있는 안주 메뉴도 다양하다.

가장 인기있는 안주 중 하나는 홍어 삼합이다. 깨끗이 헹군 뽀얀 묵은지에 삶은 돼지고기와 삭힌 홍어를 겹쳐 올려 한 입 맛보면 돼지고기의 고소한 기름과 톡쏘는 홍어살, 상큼한 묵은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술을 부른다. 곱창전골과 꼬막무침, 닭볶음탕, 묵은지 갈비찜 등도 인기 안주다.
한 가지 안주만 주문해도 기본으로 10여가지 반찬이 따라 나온다. 이 반찬들만으로도 훌륭한 안주가 된다.


주인 김 씨는 "음식 재료를 사서 다듬고, 양념을 무치고 간을 보는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기고 있다"면서 "많은 메뉴들을 만들다보니 힘이 들때도 있지만 '음식맛이 좋다'는 손님들의 칭찬 한마디가 더없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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