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말 한 마디에 67조원 날린 페이스북

정호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1 08:50

수정 2020.07.11 08:50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 트럼프 글 내버려둔 페이스북에 100개 이상 기업 단체 광고 보이콧
'MZ세대의 미닝아웃 소비 우려' 분석.. 구매력, SNS 활용 등 MZ세대 시장 파급력 커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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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짧은 글 하나에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자신의 SNS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같은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참여한 이들을 ‘폭도’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글은 미국 사회 내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트위터는 즉각 “폭력을 미화하는 내용은 트위터의 운영 원칙과 맞지 않는다”라며 해당 글을 차단 조치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해당 글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구체적인 피해를 유발하지 않는 한 최대한 많은 표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이 같은 선택은 기업들의 광고 철회로 이어졌다. 유니레버, 코카콜라 등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페이스북 광고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이들 기업은 “이익을 위한 증오를 멈춰야 한다”(#StopHateForProfit)이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광고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주가는 이날 하루 8.3% 하락했다. 시가 총액은 560억 달러가 증발했다. 우리 돈으로 약 67조원이 넘는 액수다.

결국 주커버그 CEO는 “증오, 폭력 선동, 투표 억압에 반대하며 우리는 이같은 콘텐츠들이 어디에서 왔든 삭제할 것을 약속한다. 정치인에 대한 예외도 없다”라며 기존 방침을 철회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페이스북 보이콧 사태의 배경으로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의 미닝아웃 소비를 지적했다. 미닝아웃 소비란 제품이나 서비스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이에 포함된다.

소비 시장에서 MZ세대의 시장 파급력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상품 자체의 구매력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한 자체 마케팅 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패션 시장의 경우 MZ세대가 향후 20년의 소비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명품 브랜드들도 이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아껴온 구찌, 루이비통 등의 명품 브랜드들도 지난 6월 자사 SNS를 통해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게시했다.

구찌 측은 마르코 비자리 구찌 CEO 성명의 글을 통해 “조지 플로이드의 희생에 조의를 표한다.
구조적인 인종차별과 억압에 함께 싸우겠다”라고 밝혔다. 루이비통 역시 “변화해야 한다.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평화를 위해 함께 나가자”라고 전했다.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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