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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총선서 집권 여당 승리, 야당 약진에 불안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1 11:53

수정 2020.07.11 11:53

싱가포르 시내에서 11일 새벽 노동당 지지자들이 당의 깃발을 흔들며 최다 의석 확보를 축하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싱가포르 시내에서 11일 새벽 노동당 지지자들이 당의 깃발을 흔들며 최다 의석 확보를 축하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싱가포르 조기 총선에서 리셴룽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민행동당(PAP)이 또다시 승리를 거뒀으나 야당에게 55년만에 가장 많은 의석을 허락하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11일 CNA,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PAP는 10일 실시된 조기 총선 개표 결과 전체 93석 중 83석을 가져갔다. 국부 리콴유 전 총리가 설립한 PAP는 1965년 싱가포르 독립 이후 치러진 17차례 총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의석 점유율은 89.2%로 사상 처음으로 90% 아래로 떨어졌다.
PAP 의석 점유율은 독립 이후 모두 93%를 넘었다. 득표율도 지난 2015년 총선 당시 69.86%에서 8.62% 포인트 하락한 61.24%를 기록했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득표율과 관련해 "내가 기대한 만큼 높지 않았지만 PAP를 향한 폭 넓은 지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야당인 노동당(WP) 의석은 6석에서 10석으로 늘었다. 이는 야당이 역대 총선에서 차지한 가장 많은 의석이다. 기존에는 6석이 최다였다. 리콴유 전 총리의 차남인 리셴양은 이번 선거에서 친형인 리셴룽에 맞서 전진싱가포르당(PSP)을 이끌고 참가했으나 1석도 얻지 못했다.

말레이시아 노팅엄 대학의 브리짓 웰시는 "싱가포르의 (정치) 상황에 비춰볼 때 PAP의 패배다. 의석 점유율은 최악이고 득표율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PAP가 코로나19 위기가 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오판했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PAP에 더 많은 걸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총선은 지난 6월23일 리 총리가 조기 총선 실시 방침을 밝히면서 이뤄졌다. 리 총리는 당시 TV 연설에서 조기 총선의 길을 열기 위해 국회를 해산해줄 것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투표 시간은 애초 오후 8시까지였지만, 코로나19 예방 조치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지 못한 유권자들이 늘어나면서 막판에 오후 10시로 2시간 연장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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