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생전 공적은 화려했지만....고인이 된 박원순.백선엽 두고 '분열' 가중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2 14:23

수정 2020.07.12 14:54

[파이낸셜뉴스]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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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장례 절차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엇갈린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 시장은 시민사회 운동의 대부(代父)로 불리며 서울시장 첫 3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고, 아름다운재단·아름다운가게를 운영했다. 주요 정책은 서울시장을 역임하면서 반값등록금 정책을 입안 시행했다. △무상급식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청년수당 △도시재생 △사회적경제기업 협동조합 △원전하나줄이기 △노동이사제 등도 대표적 정책이다.

백 대장은 국군 창군의 원조로서 6.25 전쟁 영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백 장군은 1950년 4월 제1사단장으로 취임해 낙동강지구 전선의 다부동 전투에서 한국군 최초로 합동작전을 통해 대승을 거둬 반격작전의 발판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해 10월 국군 제1사단이 먼저 평양을 탈환한 공로도 인정된다.



추모열기 고조 속 서울시장장 반대청원도


박 시장은 서울시청 전 여비서 성희롱 의혹으로, 백 장군은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 이름이 오르는 등 친일 행적으로 이들의 장례절차 및 안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별세' 온라인 분향소를 운영 중이며 온라인 헌화객은 12일 오전 52만명을 넘어섰다. 또 전날인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시민분향소를 개소했다. 서울시는 시민분향소가 운영되는 오는 13일까지 추모객이 3만 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권을 중심으로 하는 지지세력들은 소위 성희롱 의혹 사건은 일방의 주장에 불과하다며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동정론' 등을 앞세워 추모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서울시장(葬)으로 치러선 안 된다'는 국민청원 역시 5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은 박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지 못하게 해 달라며 전날 오후 8시께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서울특별시장(葬) 집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또 여성단체는 2차 가해를 우려하면 서울시장장으로 영결식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으며 미래통합당, 정의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정치권도 가세해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년 100세를 일기로 별세한 백 장군의 경우, 육군장(葬)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충원 안장과 육군장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과 육군 예비역 단체 등은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6.26 영웅" vs. "친일" 논란


군인권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된 백선엽씨에게 믿기 힘든 국가의전이 제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백씨는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중위로 복무한 사람"이라며 "대전현충원에 백씨를 안장하는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벼랑 끝의 나라를 지켜낸 장군의 이름을 지우고 함께 나라를 지켜낸 12만 6.25의 전우들이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에 그를 누이지 못하게 한다"며 "시대의 오욕"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립서울현충원,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국군을 만든 구국의 전사를 그곳에 모시지 않는다면 우리는 누구를 모셔야 하느냐"고 밝혔다.

육군 예비역 단체 대한민국육군협회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육군협회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었던 전쟁영웅이며, 구국의 영웅으로 일평생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헌신하시다 호국의 별이 됐다"고 밝혔다.

육군협회는 "백 장군은 평소 6.25전쟁 때 싸운 전우들과 함께 묻히고 싶어 했다"며 "서울현충원은 6.25전쟁 희생 장병을 모시고자 만든 국군묘지로 출발한 곳으로 백 장군과 함께한 많은 전우들이 영면해 있다"고 전했다.

백 장군의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정해졌다.
백 장군은 일제 만주군에서 복무한 이력 탓에 생전부터 현충원 안장을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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