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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3차 추경, 일자리 창출 마중물 되길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2 17:15

수정 2020.07.12 17:15

[특별기고] 3차 추경, 일자리 창출 마중물 되길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에 고용위기를 초래했다. 지난 4~5월의 노동시장은 고용 감소,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일시휴직자 증가가 두드러진다. 특히 영세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시간제를 포함한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들이 이미 일자리를 잃거나 일감이 없어졌으며 소득도 크게 줄었다.

그동안은 실업률이 낮고 실업자가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던 데 비해 현재는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상당수는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가 없다.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든 취약계층의 고통은 매우 크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작아서 사회 전체에 잘 전달되지 않는다.


각국 정부는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으면서 고용유지, 실업자 지원 확대, 긴급생활안정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3차 추경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는 우리식의 특약처방이다. 고용유지, 고용보험에서 제외된 취약계층 지원, 구직활동 실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업급여 지급, 청년일자리 창출 그리고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이다.

3차 추경은 총 35조1000억원 가운데 고용 및 사회안전망 확충에 10조원이 들어가도록 설계됐다. 이는 3차 추경의 1차적 목표가 최근의 고용위기 상황에 대한 긴급대응과 극복이기 때문이다. 한발 나아가 한국판 뉴딜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동시에 지향하고 있다. 이는 특히 애타게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이기도 하다.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의를 둘러싸고 큰 불만을 제기했던 청년구직자들에겐 3차 추경에 나와 있는 정책이 다소 미흡하게 비칠 수도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연구원에서 최근 청년인턴 1명을 채용하고자 공고를 내자 약 100명의 청년이 지원서를 제출한 것만 봐도 얼마나 현재의 노동시장 상황이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3차 추경은 일자리를 찾는 청년을 비롯해 직장을 잃은 실업자, 소득이 크게 줄어든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영세자영업자들 모두를 보듬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이다. 당장의 고용유지와 고용위기 대책, 고용안전망 확대도 중요하지만 이번의 인국공 사태가 보여주고 있듯이 한국판 뉴딜을 포함한 미래의 일자리 창출 과정에서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방식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층에게 얼마나 공정하고 효율적인 노동시장을 물려줄 것인가도 문제다. 현재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고, 이직이나 전직 과정에 있는 국민에게는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층에게는 미래의 비전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막중한 책임이 이번 3차 추경에 부여돼 있다. 정부는 노사와 사회적 대화의 끈을 부여잡아 함께 지혜를 모으고, 청년의 성난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사회적 책무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다가올 기술환경, 경제·사회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 않는다. 한국형 뉴딜은 당면 위기 대응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와 함께 미래를 준비해 나가자는 프로젝트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처럼 민족이 살기 위해서는 청년이 살아야 하고, 청년이 살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일자리 제공이 절실하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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