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지도자 리스크.. 집권을 위해 타국을 제물로 [세계 위협하는 또다른 재앙]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2 17:24

수정 2020.07.12 17:38

美 신규 확진자
연일 최고치에도
"대면수업 재개하라"
中 확산세 잦아들자
영토분쟁 이슈꺼내
경제보복까지 휘둘러
【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코로나19 이후 세계를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로 각국의 지도자 리스크가 꼽힌다. 방역에 국력을 집중해도 부족할 때에 정권의 연장을 위한 돌발 행동으로 자국은 물론 주변국까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모든 행보는 오는 11월 대선에 집중돼 있다. 그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각주 정부에 가을학기 대면수업을 재개하라고 압박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학교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협박도 꺼냈다. 유학생에겐 대면수업을 하지 않으려면 자국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주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이미 '경제'만을 외치며 수많은 부작용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공동된 진단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도 멈추지 않았다. 이를 지적하면 가짜뉴스로 매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치적 핵심을 경제로 보고 있다. 성급한 경제 정상화는 결국 대선에서 이를 최대한 부각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인도, 남중국해, 일본, 홍콩·대만 등과 겪는 영토분쟁이 논란이다. 공교롭게도 자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진 이후 동시 다발적으로 전개되면서 타국의 혼란을 노린 야욕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중국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국가에는 경제적 보복을 서슴지 않으면서 타국의 같은 활동은 인정하지 않는 것도 지적 대상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방역 실패 등으로 코로나19 초기부터 여론의 뭇매를 맞자,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 공격을 돌파구로 삼았다. 그러나 여론은 돌아서지 않았고 측근이 '돈 봉투 선거' 의혹으로 구속 기소되는 등 악재만 잇따랐다.

미·중·일 3국 지도자의 공통점은 정권을 위해 이같이 대중을 외면하고 타국을 재물로 여긴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을, 중국은 인도·남중국해·호주 등을, 일본은 한국을 표적으로 삼아 정권 강화의 꿈꾸고 있다고 주요 외신은 해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위해 중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의 최다 부수 일간지 빌트지는 시 주석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형식으로 "당신은 중국에서 온 전염병으로 중국을 강화하길 원하지만, 이를 통해 당신이 개인적인 권력을 꾀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제협력과 공조에 균열이 생겼고 그 틈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금은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의 해결책을 찾을 때"라며 "다자적 노력을 통한 국제 협력과 연대는 세계가 직면한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단 하나의 효과적이고 실행 가능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