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생활비 보태려고, 주식투자 하려고… 보험해약 늘었다 [코로나 불황]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2 17:40

수정 2020.07.12 18:28

상반기 해약환급금 7.7% 증가
2·3·6월 작년보다 해지 늘어
연금·저축보험이 60% 차지
생활비 보태려고, 주식투자 하려고… 보험해약 늘었다 [코로나 불황]
올 상반기 생명·손해보험사의 보험해약환급금이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코로나19로 가계의 빚이 늘거나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계약 해지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더해 5월 중순 이후 주식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주식투자금 마련을 위해 보험을 해지한 사례도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8개 생·손보사의 올 상반기 보험해약환급금 규모는 14조2799억원이다. 이는 전년 상반기 13조2585억원 대비 7.7% 증가한 액수다. 보험해약환급금은 보험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해약할 때 보험사로부터 운영비와 해약공제액 등을 제외하고 돌려받는 금액을 말한다.
이렇다보니 해약환급금은 납부한 보험료보다 적을 수밖에 없어 가입자 입장에선 손해다. 그런데도 해약환급금이 증가하는 것은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도 부담스러워 계약을 중도에 깨야 할 만큼 가계사정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가계살림 팍팍


보험계약 중도해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본격화된 2월부터 급증했다. 코로나로 인한 무급휴직 증가 등으로 수입이 줄다보니 생활비 부담에 보험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8개 생·손보사의 월별 해약환급금 현황을 보면 1월 경우 해약환급금이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그러나 2월, 3월에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각각 19.3%, 28.4%에 달한다. 이렇다보니 1·4분기 이들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은 전년 대비 14.5%나 증가했다. 보험사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국민을 위해 보험료 납부유예에 나섰지만 당장의 생활고도 감당하기가 어려워 보험을 해지한 것이다. 중도해약하는 보험은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이 전체 해약 보험의 약 60%를 차지했다.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은 보험료가 비싸고 해지 시 환급금이 있다보니 보험 해지 시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대로 해지 시 환급금이 적은 보장성 보험의 해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주식 재테크 위한 보험 해지 증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4, 5월 들어 보험 해지가 다소 감소했지만 6월 들어 보험 해지는 다시 급증했다. 6월 주요 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은 지난해 6월 대비 17.5% 증가했다. 5월 중순 이후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주식투자를 위해 보험 해지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경제재개 기대감과 불어난 유동성에 힘입어 증시는 'V자' 반등에 성공하면서 10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는 2150.25까지 상승했다.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가 급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저축성 보험 등을 해지해 환급금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이들이 적지 않다"면서 "또한 변액보험이 주가 상승으로 원금회복이 되면서 새로운 투자를 위해 해약하는 사례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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