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보험사, 저출산·저금리 '사면초가'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2 17:40

수정 2020.07.12 18:06

자본건전성 규제 강화도 부담
보험사들이 잇단 악재로 사면초가에 빠지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저출산·고령화로 보험 영업이익이 줄고,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으로 인한 손실이 커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이 제한적이고 보험해지는 급증하는 등 보험시장 위축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자본건전성 규제 강화 등으로 자본확충 부담까지 안고 있다.

1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6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1% 감소했다. 특히 생보사의 1·4분기 순이익은 778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4% 줄었다.
주가 하락으로 보증준비금 전입액이 늘면서 보험영업손실이 2조1183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생보사의 수익성 악화는 제로금리 수준까지 떨어진 저금리가 가장 큰 요인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채권, 주식, 대출채권 등에 영향을 미쳐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 급감으로 역마진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의 자산운용이익률은 3.5%로, 2010년 5.6%와 비교하면 2.1%포인트 급감하면서 고금리 확정형 계약 비중이 높았던 생보사의 이차역마진을 심화시키고 있다.

생보사들은 고금리 시대였던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6~8%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대거 팔았다.

더욱이 코로나 사태로 사실상 제로금리에 접어들면서 자산운용은 물론 영업 측면에서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보험가입 유인을 위축시키고, 보장성보험의 경우 예정이율 하락에 따른 보험료 상승이 신규 판매 감소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향후 IFRS17(새 국제회계기준)가 도입될 경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부담이 큰 폭으로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하가 확대되면서 책임준비금 및 변액보증준비금에 대한 추가 적립이 필요하다.
특히 금융당국은 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앞서 지급여력(RBC) 비율,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등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에 나섰다. 이에 부채가 비대해지고, 실적 하락 등으로 자본이 축소된 생보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이석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생보사의 경우 과거에 판매한 확정고금리 상품의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IFRS17 및 K-ICS 도입에 따른 부채 시가평가로 상당 규모의 책임준비금 추가적립이 필요한데, 추가 금리인하가 있을 경우 결손금액 규모가 증대되면서 자본적정성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IFRS17, K-ICS 등 제도의 연착륙과 보험사의 충격 완화를 위해 제도적 유연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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