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달러 사재기, 外人 이탈… 외면받는 韓자산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2 17:54

수정 2020.07.12 22:16

코로나 악재에 안전자산 쏠림
국내 달러예금 5개월간 13조 ↑
외국인 올해 코스피 26조 순매도
국내 기업과 개인은 원화 대신 달러를 사들이는 반면,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한국 자산이 안팎에서 외면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내 기업과 개인들이 달러 매수를 멈추지 않고 있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3월부터 5대 시중은행 달러예금에 몰린 자금은 13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화와 주식 등 자산을 내다 팔고 있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 규모는 26조원에 육박한다.

코로나발 불확실성에 달러 사재기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476억4100만달러로 집계됐다.
7월 들어 일주일 동안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에 순유입된 자금은 7억4100만달러(8900억원)에 달한다.

달러예금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3월부터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했는데 7월 들어서도 달러 매수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늘어난 달러예금 잔액만 108억1900만달러(12조9900억원), 증가율은 29.4%에 이른다. 특히 과거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기업과 개인이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환율과 관계없이 달러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보니 유동성 확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맞물려 달러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7월에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증시 이탈 본격화


원화 대신 달러 선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524조5357억원을 기록해 전체(1467조2098억원)의 35.75%를 차지했다. 이 비중이 35.75%로 떨어진 건 지난 2018년 9월 13일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초 38.11%를 기록했던 외국인의 보유 시총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 2월 24일 39.30%로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던 외국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지난 3월부터 국내 주식을 본격적으로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3월 12조5550억원, 4월 4조1001억원, 5월 3조5426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6월 1조2188억원에 이어 이달에도 이미 1조5151억원어치를 내다 팔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6조252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외국인의 시총 비중도 지난 4월 이후 36%대까지 하락했고, 최근엔 21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내렸다.

cjk@fnnews.com 최종근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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