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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완화 없이는 대화 없다는 北.. 트럼프, 재선 위해 깜짝쇼 응할수도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2 17:58

수정 2020.07.12 18:11

김여정도 '여지'는 남겨둬
톱다운 아닌 고위급 가능성도
북미대화 재개를 놓고 양국 수뇌부의 '밀고 당기기'가 치열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도움이 된다면 3차 북미정상회담에 나설 것"이라며 긍정적 시그널을 보낸 반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연내 북미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북한도 '여지'는 남겨둬 미국이 과연 북한이 원하는 대가를 치르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측은 연내 3차 북미회담 개최 가능성의 문을 닫지 않겠다는 듯 긍정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며칠새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북미협상의 실무 책임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한을 마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잇따라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치며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북미대화가 굳이 정상간 회담이 아니더라도 이보다 낮은 수준이거나 또는 고위 지도자들 수준일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여러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상간 만남를 통한 '톱다운 방식'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채널을 통한 회담을 통해 꼬여있는 북미 협상의 실타래를 풀자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도 표면적으로는 "미국과는 당장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며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정상회담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모양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10일 담화에서 "조미수뇌회담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 생각"이라며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여지를 뒀다.

담화 말미에는 "(김정은)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며 북미 정상간 친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으로서는 냉온전략을 통해 '제재 완화'라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 제1부부장은 수차례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 '미국의 중대한 태도 변화'를 언급했다.

그렇다고 북미대화가 급물살을 탈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10월의 깜짝쇼'를 연출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위험부담도 작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대선 국면에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만큼 성과가 담보되지 않는 한 더 큰 후폭풍에 처할 수 있다.


또 성과를 위해 대폭적인 제재 완화 카드를 꺼내기도 국제사회 여론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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