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5% 인상' 후폭풍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 모두 "코로나 팬데믹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기업들의 경영난을 고려하면 역대 최저 수준인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마저 경제계로서는 아쉽고 수용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빚으로 버티면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동결돼야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8590원)보다 1.5%(130원) 오른 872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영업자를 낭떠러지로 떠미는 격"이라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편의점주협의회는 "편의점 점주들은 주당 70~80시간, 많게는 100시간 넘는 장시간의 노동을 하며 버텨왔다"며 "혹독한 노동의 대가는 월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임금정책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에선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편의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평균 수익은 98만9600원에서 9.38% 감소한 89만6800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소상공인 업계는 향후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보완책과 중기·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 △최저임금 차등화 △소상공인 대표성 강화 △주휴수당 폐지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경총은 최저임금 결정제도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주문했다.
경총은 "현재 최저임금 결정체계는 노사 사이에서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이 결정적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구조의 근본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며 "앞으로 소모적 논쟁과 극심한 노사갈등을 촉발하는 후진적이고 구태의연한 현재의 결정체계를 공정성·객관성에 입각해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합리적 수치를 정부와 공익위원이 책임지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반대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매년 반복되는 사용자의 경제위기 논리, 최저임금 삭감과 동결안 제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그들만의 리그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역시 "1998년 IMF(외환위기) 당시 경제성장률이 -5.5%였는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라며 "IMF 당시 최저임금 인상률이 2.70%였는데 올해 그것보다 낮은 1.50%를 제시한 기준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이환주 한영준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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