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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세한 오클라호마, 주지사 코로나19 확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6 03:03

수정 2020.07.16 03:03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건관계자들의 충고를 무시하고 선거유세를 강행했던 오클라호마주의 주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공화당원인 베틴 스티트 주지사는 오클라호마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경제재개 조처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외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내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가 있는 11월 3일 이전 미 전역의 경제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스티트 주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자신의 양성판정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가족과 격리돼 재택근무하고 있다면서도 경제재개 중단은 거부했다.

스티트는 "되돌아가 숨는다고 (코로나19를) 제거할 수는 없다"면서 경제재개를 "늦추거나 되돌리는 것을 생각하기에는 아직 한 참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방역 권고사항들이 실제로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에 회의적인 일부 공화당 주지사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CNBC는 전했다.

스티트는 또 지난달 20일 오클라호무자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에 수천명 지지자들과 함께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 서 있는 것이 사진으로 찍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하순 오클라호마주에서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을 때에도 마스크착용 의무화를 묻는 질문에 "나는 늘 강제하는 것을 꺼린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스티트 주지사는 엄격한 공중보건 조처들을 시행하는 대신 오클라호마 주민들은 코로나19와 "어떻게 공생할 수 있는지를 배워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공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문구는 적극적인 공중보건 지침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단골로 내세운 대안 이론의 일종으로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 주지사들이 즐겨 인용한 문구라고 CNBC는 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4일 현재 오클라호마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모두 2만245명, 사망자 수는 441명이다.

이날 미 전체 신규 확진자는 5만9000명에 육박해 전체 확진자 수가 335만명으로 늘었고, 사망자 수도 이날 351명이 늘어 13만5000명을 찍었지만 트럼프는 경제재개를 강행하고 잇다.

선진국 가운데 최대 규모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는 와중에도 트럼프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폄하하고 각 주지사들에게 가능한 빨리 경제재개를 추진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트럼프는 11월 대선 이전 미 경제회복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믿고 있고, 이를 발판으로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앞서고 있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물리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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