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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항공기 승무원 어학수당은 통상임금”

대법 “항공기 승무원 어학수당은 통상임금”
[파이낸셜뉴스] 항공사 국제선 객실승무원들에게 지급되는 어학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어학수당은 정기적.계속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근로의 가치 평가와 무관하게 동기부여 및 격려 차원에서만 지급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최근 오모씨 등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캐빈승무원(객실승무원) 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아시아나는 2000년도 노사간 임금협약을 통해 국제선 캐빈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영어, 일본어, 중국어 공인어학자격시험(TOEFL, JPT, HSK) 취득점수와 구술시험 합격 여부를 기준으로 어학자격을 1급에서 5급까지 부여한 후 1급 소지자에게 3만원, 2급 소지자에게 2만원, 3급 소지자에게 1만원을 캐빈어학수당 명목으로 매달 지급해 왔다.

그런데 회사가 어학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자 오씨 등은 이를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이미 지급한 연장·야간·휴일·연차휴가근로수당과 재산정한 수당의 차액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반면 사측은 “캐빈어학수당은 근로의 대가가 아니어서 임금으로 볼 수 없고,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설령 이를 통상임금으로 보더라도, 원고들은 단체협약을 통해 캐빈어학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맞섰다.

1·2심은 “캐빈어학수당은 그 지급여부와 지급액이 개별 근로자들의 승급 시기마다 치러지는 시험 성적에 따라 달라져 고정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통상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외국인 고객 응대 등의 업무는 국제선 승무원으로 근무한 오씨 등이 회사에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라고 볼 수 있다“며 ”오씨 등의 외국어 어학자격등급 유무 및 취득한 등급 수준에 따라 외국인 고객 응대 등과 같은 소정근로의 질이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임금협약에 따라 정기적·계속적으로 지급되는 캐빈어학수당이 소정근로의 가치 평가와 무관하게 오로지 동기부여 및 격려 차원에서만 지급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도 원심은 어학자격등급 부여가 캐빈승무원의 소정근로 가치 평가와 관련된 것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등을 이유로 캐빈어학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며 “원심 판단에는 통상임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