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당단백질 분석, 1개월서 1일이내로 줄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0 10:45

수정 2020.07.20 10:45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당단백질 자동 분석 시스템 개발
바이러스백신·바이오의약품 등 개발 기간 단축 가능
연구실. 게티이미지 제공
연구실.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단백질에 결합된 당의 구조와 위치에 따라 당단백질을 빠르고 정확하게 자동 분류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바이러스 백신개발, 복제의약품 개발속도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바이오융합연구부 유종신·김진영 박사 연구팀이 당단백질 자동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또 이 시스템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암발병과 연관성이 있는 '뮤신'타입의 당단백질도 자동 분석해 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당단백질 자동 분석 시스템은 기존 분류방식으로 1개월 이상 걸리던 분석 결과를 24시간 이내에 얻을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이 분석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면서도 높은 정확도를 유지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KBSI 유종신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향후 백신, 재조합단백질, 바이오시밀러 등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의 구조를 검증하고, 엄격한 품질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질량분석기에서 얻어지는 질량분석 스펙트럼을 빠르게 분석해내는 자체 알고리즘이다. 단백질에 결합된 당의 구조와 위치에 따라 당단백질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한다.

바이오의약품(당단백질) 분석 사례.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바이오의약품(당단백질) 분석 사례.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당단백질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특정 부위에 당이 결합된 것이다. 바이오의약품의 주요 성분, 신약 개발을 위한 표적단백질,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는 바이오마커 등 활용 폭이 매우 넓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도 당단백질의 일종이다.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과정과 변이 여부에 대한 연구에도 당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단백질 분석에는 주로 질량분석기가 활용된다. 실험 결과인 분석 스펙트럼이 복잡해 단백질에 결합된 당의 종류나 결합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연구자가 일일이 직접 분석하고 분류한다. 이처럼 분석과정이 까다롭고 시간도 매우 많이 필요하다.

KBSI 김진영 바이오융합연구부장은 "이 시스템과 KBSI가 보유한 첨단 분석연구장비들을 연계해 의학적·학술적으로 중요한 여러 당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하는 후속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분석화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를 통해 지난 10일 소개됐다.
제1저자로는 KBSI 박사후연구원인 박건욱 박사와 이지원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GRAST) 석사과정생이 참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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