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지구를 위한 착한 사라짐..‘생분해 소재 전환’ 속도 내는 유통가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4 09:50

수정 2020.07.24 10:23

지구를 위한 착한 사라짐..‘생분해 소재 전환’ 속도 내는 유통가
소비자들의 환경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환경을 대하는 브랜드의 철학이 소비의 주요한 지표가 되면서 유통가에 부는 필환경 바람이 거세다. 발 빠른 기업들은 환경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대체할 생분해 소재의 연구와 도입에도 속도를 내는 추세다.

지난 4월 편의점 CU는 플라스틱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국 모든 직영점에 PLA(Poly Lactic Acid) 소재로 만든 친환경 봉투를 도입하고 100원에 유상 제공하기 시작했다. PLA는 옥수수 등의 식물성 소재에서 추출한 생분해 수지다. 그보다 앞선 지난 2월 롯데면세점은 업계 최초로 일부 지점에서 생분해되는 에어캡과 친환경 쇼핑백을 도입했다. 해당 에어캡은 매립 시 180일 이내 80% 이상 자연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를 위한 착한 사라짐을 지향하는 변화의 흐름 속 주목할 만한 카테고리 중 하나는 일회용 생리대다. 생리대 안전성 문제가 화두에 오르며 많은 생리대 업체들이 합성 섬유 대신 면 소재를 도입하는 추세지만 생리혈을 빨아들이는 흡수체를 비롯해 방수 필름과 겉포장 비닐에는 여전히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생리대를 땅에 매립할 경우 자연 분해되기까지 450년 이상의 천문학적 시간이 소요되며 소각 과정에서는 1급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 등의 독성 성분이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렇다 보니 다회용 면 생리대가 대안으로 떠오르며 그 종류 역시 다양해지는 추세지만 세탁의 번거로움은 어쩔 수 없는 불편함으로 남아 있다.

이탈리아 유기농 여성 위생용품 브랜드 ‘콜만’은 일찍이 이러한 문제에 주목했고 민감한 여성의 피부와 지구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소재 대신 유기농 순면으로 제조된 일회용 생리대를 2008년 출시했다.

콜만 생리대는 커버부터 날개, 흡수체까지 모두 국제유기농섬유기구 인증 유기농 100% 순면으로 만들어진다. 방수 필름과 포장 비닐에는 식물성 전분 소재인 마터비 필름을 사용해 땅에서 90일 이내 90% 이상 생분해되는 것이 특징. 실제로 콜만이 진행한 생분해 실험 결과 매립 90일 이후 콜만 팬티라이너는 96.8%, 콜만 중대형 생리대는 99.2% 분해됐으며 토양에 어떠한 독성 물질도 남기지 않았다.

콜만 생리대의 방수 필름과 포장 비닐에 적용된 마터비 필름은 식물성 전분을 사용해 90% 이상 생분해되는 비닐로 퇴비로도 사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다.
빛에 민감한 성질로 흰색부터 노란색까지 다양한 색을 띠며 소각이나 매립 시 토양 및 대기 오염을 유발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이탈리아 등 유럽 식품 매장에서는 플라스틱 비닐봉투 대신 마터비 봉투가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각광받는 플라스틱 대체 소재다.
한편 국내 브랜드로는 이달 초 유한킴벌리가 최초로 생분해성 생리대를 출시해 화제된 바 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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