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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반도체 격변기, 삼성은 사법리스크에 발목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9 17:23

수정 2020.07.29 17:49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은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선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28일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신호탄이었던 세계 최초 64메가 D램 개발 성공 28돌(8월 1일)을 앞두고 가진 사내방송 인터뷰에서 강조한 이야기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를 지탱해주는 핵심 산업이자 자존심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반도체의 수출 비중은 압도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전체 수출액 중 20%가 반도체였다. 2위 자동차의 수출 비중은 6%대다.
권 고문 말처럼 반도체는 기술발전 속도가 엄청나고 투자 규모도 커 위험한 비즈니스에 속한다. 최고결정권자의 과감한 결단, 신속한 집행, 직원들의 헌신적인 뒷받침 없이는 성공이 쉽지 않다. 한때 메모리반도체 1인자로 군림했던 일본의 몰락이 이를 말해준다.

돌아보면 삼성의 반도체 역사는 무모한 도전에서 꽃핀 빛나는 성취다. 1970년대 황량한 산업터전 한국에서 반도체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이었다. 계속된 적자, 불황 속에서도 조 단위 선제투자를 감행하는 한편, 기막힌 인수합병을 성공시켜 글로벌 기업 발판을 다진 게 선대 회장들 덕분이다. 위기의 순간, 빠른 판단과 결정으로 결국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이 됐다.

그후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삼성은 4차 산업혁명 파고 속에 다시 격동기를 맞고 있다. 절대강자 미국 인텔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 그래픽처리장치 전문업체 엔비디아 등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화된 독보적 기술 중심으로 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격변기 더 과감한 베팅으로 초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게 삼성의 과제다.
한시가 급하다. 그런데도 삼성 주변은 총수의 사법리스크 등 온통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타이밍을 놓치면 추락은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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