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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항공시장 3년 동안 불황"…대규모 추가 감원·구조조정 계획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30 03:31

수정 2020.07.30 03:31

[파이낸셜뉴스]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이 대규모 추가 감원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3년 동안 항공시장 회복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2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칼훈은 이날 2·4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칼훈 CEO는 인력 규모에 대해 '추가 평가'에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올해 말까지 1만9000명을 이직교육 등을 통해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감원규모 1만2000명보다 7000명 규모가 늘었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팬데믹의 항공부문 충격이 지속적으로 심각한 수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비록 일부 항공기들이 더딘 속도로 운항에 복귀하고 있기는 하지만 운항 항공기 숫자는 2019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항공사들의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잉 고객 항공사들의 경영악화는 항공사들의 항공기 구매 지연, 항공기인도 둔화, 필수적이지 않은 유지·보수 서비스 연기, 구형 항공기 퇴역, 지출 감축 등 "보잉의 사업을 밑바닥에까지 뒤흔들 요인들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칼훈은 지적했다.

보잉은 또 2차례 추락사고 뒤 현재 17개월째 운항 중단 중인 737맥스 회복 속도가 이전 전망보다 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비관했다. 내년말이 되면 월 31대 생산 규모를 보일 것이라던 예상은 이날 그 정도 생산 규모가 되려면 2022년은 돼야 한다는 전망으로 바뀌었다.

맥스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도 이날 다시 늦춰졌다. 당초 3·4분기 중 맥스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던 보잉은 이날 이를 4·4분기로 연기했다. 앞서 연초에는 올 여름 중반께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의 운항 재개 승인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3~4개월 뒤에나 승인이 나올 전망이다.

지난주 오는 12월 맥스 운항재개를 기대한다고 밝혔던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운항계획 역시 내년으로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잉은 또 2열 복도 대형 항공기 인기가 사그라드는 추세에 맞춰 맥스 같은 단열 복도 중형 항공기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현재 월 10대씩 생산하는 2열 복도 항공기 787드림라이너를 2022년까지는 매월 7대씩 생산할 예정이었던 보잉은 생산계획을 대폭 축소해 내년에 월 6대씩만 생산하기로 했다.

현재 개발중인 777X 생산도 당초 계획했던 내년 월 3대에서 2대로 생산 규모가 줄었다.

한편 이날 분기실적 발표에서 보잉은 2·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비 25% 감소한 118억달러에 24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순손실 규모는 737맥스 충격이 극심했던 지난해 2·4분기의 29억달러에 비해서는 되레 좁혀졌다.

상업용 항공기 부문 매출이 65% 급감했다. 지난해 2·4분기 90대를 인도했던 보잉은 올 2·4분기 20대만을 인도하는데 그쳤다.


서비스 부문도 타격이 커 매출이 23% 감소한 35억달러에 그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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