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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공유경제의 쇠락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30 17:47

수정 2020.07.30 17:47

공유경제는 미국의 저명한 법학자 로렌스 레식 교수가 쓴 책 '리믹스'(2008)에서 나왔다. 레식 교수는 공유경제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출'로 정의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성공한 이유도 인터넷에서 작동했기 때문이다. 주택, 자동차 등 공유경제에서 거래되는 다양한 물품과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한국에선 타다금지법의 국회 통과(2020년 3월 6일)로 공유경제 미래에 제동이 걸렸다. 타다는 2018년 10월 출시되자마자 인기몰이를 했다.
수도권 회원만 170만명을 웃돌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호출하면 짧은 거리를 11인승 이상 승합차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반발이 계속됐고, 결국 11인승 이상 승합차는 관광목적이 아니면 쓸 수 없도록 법이 바뀌면서 사업이 좌초됐다. 당시 레식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신산업, 혁신을 계속 억누를수록 한국 경제는 점점 더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언론에선 세계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인 오포(ofo)가 수천억원의 빚을 남긴 채 공중분해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포는 2015년 노란색 공유자전거 '샤오황처'(小黃車)로 베이징대학생 다이웨이가 친구 2명과 함께 교내 자전거 공유사업을 펼친 게 시작이다. 창업 2년 만에 기업가치 40억달러(약 4조7700억원)를 달성한 공유경제 업계의 최대어였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확장과 과도한 할인경쟁 등으로 2018년부터 휘청거리더니 급기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공유경제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대 승차공유 업체 우버는 올 1·4분기 29억4000만달러(약 3조5100억원) 적자를 냈다.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도 같은 기간 2억7640만달러(약 33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글로벌 공유경제 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쉽사리 걷힐 것 같진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술과 기업이 생겨나고 사라지고 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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