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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현범 사장님, 반성하는 것 맞나요

[기자수첩] 조현범 사장님, 반성하는 것 맞나요
"공소사실(횡령·배임)을 인정하고 과거를 뉘우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비상경영 체제를 이끌고 우리 사회와 국가 경제에 미력이나마 기여할 기회를 달라."

법정에 선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 지주사·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계열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검찰 구형(징역 4년)보다 낮은 처벌이었고, 검찰은 곧바로 항소했다.

조 사장은 지난 6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돌연 사임했다. 사장직은 유지하면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것은 재판을 앞두고 반성하는 신호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는 지난달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조양래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23.59%)을 모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42.90%)로 올라섰다. 사실상 한국타이어를 이끌 후계자로 낙점된 것이다. 재판과 후계자 인정 등 '거사'를 앞뒀기에 뉘우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은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코스닥 자회사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의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비상장 상태에서 기동성 있는 경영체제를 갖추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 상장폐지의 이유다. 2016년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를 추진했지만 매수가가 너무 낮게 책정됐다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상장폐지 요건인 '대주주의 95% 지분 확보'에 실패했다.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지만, 상장유지와 상장폐지 중 어느 방향으로 경영방침이 정해졌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회사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소액주주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당 가치가 올라갔음에도 회사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고, 감사가 이사회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별한 사유 없이 배당도 줄이고 있다. 이 회사의 주당순이익은 2015년 5972원에서 지난해 1만3966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주당 배당금은 같은 기간 700원에서 400원으로 줄었다.

조 사장은 자회사 상장폐지와 관련해선 주주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그가 9월 열릴 2심 선고공판에서도 '우리 사회와 국가 경제에 미력이나마 기여할 기회'를 재차 언급할지 두고 볼 일이다.

map@fnnews.com 김정호 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