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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中 PC공장, 노동비용 싼 국가로 이전...영향은?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2 13:51

수정 2020.08.02 13:51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소재 쑤닝 전자매장에서 방문객이 3차원(3D) 안경을 쓴 채 삼성전자의 3D TV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소재 쑤닝 전자매장에서 방문객이 3차원(3D) 안경을 쓴 채 삼성전자의 3D TV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삼성전자가 중국 장쑤성 쑤저우 컴퓨터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대규모 감원을 진행키로 했다. 중국보다 노동비용이 싼 국가로 이전할 계획이며 해당 지역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검토 중이다. 스마트폰에 이어 컴퓨터공장까지 탈중국이 이뤄지면서 다른 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일 삼성전자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쑤저우 공장의 PC조립·생산을 멈추고 향후 연구개발(R&D)에 집중키로 결정했다.


쑤저우 지방정부도 이를 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집약적에서 첨단으로 산업 구조를 전환하려는 중국 정부의 방침과도 맞아 떨어진다.

중국 소식통은 “중국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굴뚝 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업그레이드는 하는 추세”라면서 “쑤저우시도 부정적인 의견 없이 쑤저우 공장의 R&D 전환을 환영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인 2002년 쑤저우 공장을 설립했으며 2005년부턴 유일한 해외 컴퓨터 제조시설로 운영했다.

이 공장은 2012년 직원 수가 6500명에 달하고 중국 밖 수출액이 43억달러(약 5조1000억원)에 이르기도 했지만 2018년에는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로 떨어졌다.

쑤저우 공장 생산이 중단되면 지난해 말 기준 직원 1700여명 가운데 상당수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들의 일자리 공백 방지를 위해 관계사나 협력 업체로 이직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중국 소식통은 “직원들 베이스가 쑤저우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을 알선해도 가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감원 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조직개편은 인건비 상승과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제조업 생산기지로서 중국의 이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SCMP는 진단했다. 따라서 삼성전자 쑤저우 공장을 신호탄으로 중소기업 등 다른 기업의 탈중국이 잇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8년 말 톈진 스마트폰 공장에 이어 지난해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 기지였던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 가동도 중단한 상태다.

여기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국경 문을 닫아놓은 채 일부만 제한적으로 열고 있어 고충을 호소하는 기업도 상당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2018~2019년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3608곳이다. 홍콩까지 포함하면 3751곳으로 늘어난다. 쑤저우가 있는 장쑤성에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가전 공장, SK하이닉스 공장, LG화학·LG디스플레이·LG전자 공장, 기아차 합작 공장 등이 가동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립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 쑤저우 공장은 컴퓨터 조립·생산 산업이므로 다른 분야 기업에게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사안마다 상황이 다르다는 의미다.
실제 삼성전자는 쑤저우의 액정표시장치(LCD) 생산공장을 여전히 가동 중이며 최근 산시성 시안 반도체 공장에 투자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 역시 코로나19 극복과 리쇼어링(기업의 본국 회귀)을 막기 위해 한국 등 각국 기업인들에게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다른 중국 소식통은 “지방 정부들이 기존에 있던 기업을 다독이고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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