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실사 없다" 아시아나 매각 사실상 무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3 18:35

수정 2020.08.03 18:35

산은, 현산측 요구 거절
M&A과정서 진정성 없다 판단
"불발되면 현산에 모든 책임
계약금 반환 소송은 없어야"
제3자매각 등 '플랜B'도 검토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사실상 무산으로 치닫게 됐다. 현산이 제안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산은이 현산의 인수 진정성에 의문을 가진 데 따른 특단의 조치다.

이에 따라 산은은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M&A 무산을 대비해 채권단 관리 및 제3자 매각 등 '플랜B'를 가동하는 동시에 현산과의 법적 대응도 불사할 방침이다.

3일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제안은 통상적인 인수절차를 넘는 과도한 요구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이어 "그간 산은이 실무선에서 거래종결을 위해 대면협의 등을 요청했음에도 현산이 거래종료 당일에야 서면으로 재실사를 요청한 것은 인수의사가 없으면서 인수종결을 위한 게 아니냐"면서 "특히 인수 진정성을 위해 현산이 일부 증자 이행이나 계약금 추가 납입 등과 같은 책임 있는 조치를 통해서만이 시장 신뢰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현산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현산은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와 항공업 업황 등이 지난해 12월 인수계약 체결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재실사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산은이 이번에 재실사 수용을 거부하면서 계약 무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산은은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M&A 무산에 대비한 플랜B도 제시했다.

최 부행장은 "당사자 면담 자체가 조건인 경우는 처음으로, 기본협의조차 진행되지 않았다"며 "(현산이) 대면 만남에도 임하지 않아서 진전된 조건 없이는 계약 무산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산은은 매각이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 경영정상화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재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하되, 사모펀드의 경우 정부 측 투자 적정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아시아나항공 M&A 무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계약 무산의 법적 책임이 현산 측에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 회장은 "M&A가 무산될 경우 계약 무산의 모든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며 "그동안 여러 차례 보낸 공문의 주장이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약 무산 원인은 현산이므로 반환소송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현산이 인수를 안한 것이고, 본인의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