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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법사위 “與, 표결중독 빠졌나..이런 게 독재”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3 18:44

수정 2020.08.04 09:03

野, 여당의 법안 강행처리에 반발해 퇴장
“이견 있음에도 묵살한 채 밀어붙여”
“최숙현법에 반대 안한다..실효성 높이자는 것”

김도읍 법제사법위원회 미래통합당 야당 간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 최숙현법으로 불리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의 심사과정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김도읍 법제사법위원회 미래통합당 야당 간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 최숙현법으로 불리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의 심사과정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래통합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3일 더불어민주당의 의사일정 진행 방식에 대해 “표결 중독에 빠진 것 같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법사위 전체회의 중 민주당의 법안 강행처리에 반발해 언쟁을 하다 퇴장했다.

통합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을 비롯, 법사위 소속 장제원·유상범·조수진·전주혜·윤한홍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퇴장한 후 곧바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상황을 성토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과의 최근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4시 5분경) 간사간 합의를 하고 있는데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3시 11분에) 독단적으로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이날 상정한) 일명 ‘최숙현법’을 반대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어 ‘제2의 최숙현’을 만들지 않기 위한 완벽한 법을 만들자고 하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소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표결을 진행하는 점을 지적하며 “법안 심사는 토론의 토론을 거치며 법안의 완결성을 높이는 것인데 다수 이견이 있음에도 이걸 묵살한 채 상임위에서 올라온 안을 다수결로 밀어붙이면 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도 “오늘 법사위 일련의 과정을 보면 민주당과 윤호중 위원장은 ‘표결 중독’에 빠진 것 같다”며 날을 세웠다.

장 의원은 “시의성도 중요하지만 법의 체계자구라는 걸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며 “법안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무조건 대체토론으로 뭉뚱그려서 표결처리하려는 비민주적 법사위의 독선은 앞으로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전주혜 의원은 “법조인인 제가 봐도 상당히 완성도가 떨어지는 법안이었다”며 “앞으로 이런식이면 법사위를 폐지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상범 의원은 “다수 법안들이 시행되기도 전에 전국이 갈등과 어려움 속에서 들끓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법사위에서마저 그 법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안하면 결국 대한민국의 법이 어떻게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심도있는 논의도 안되는 법사위라면 제기능을 상실한 것”이라고 했다.

조수진 의원은 “독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군부독재뿐만 아니라 이것이 바로 독재”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들이 퇴장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일명 '최숙현법'으로 불리는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관련 후속 법안이 여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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